제주도의 숨겨진 보석, 오름을 찾아서
제주도 하면 대부분 해안의 절경이나, 신비로운 돌하르방을 떠올리시겠지만,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자연이 수억 년 동안 정성스레 빚어낸 오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현지인이 추천하는 오름길 여행을 통해 제주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용눈이오름
마치 용이 하늘로 솟구치려는 듯한 모습의 오름
구좌읍에 자리한 용눈이오름은 해발 247.8미터, 높이 88미터, 둘레는 약 2,685미터에 달하는 아름다운 오름인데요.
제주도에 있는 360여 개의 오름 중에서도 독특하게 세 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는 유일한 곳이죠.
봄과 여름에는 싱그러운 잔디가, 가을과 겨울에는 억새가 용눈이오름을 아름답게 덮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선보입니다.
용눈이오름은 다른 오름에 비해 세 개의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져 있어 평화롭고 우아한 인상을 줍니다. 정상까지는 약 15분이 소요되며,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요.
동쪽 끝에 위치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 보이는 멋진 전망을 자랑합니다. 또한, 다랑쉬오름과 지미봉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분화구를 중심으로 한 오름 한 바퀴 산책은 약 1시간이면 충분하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기에 이상적인 곳입니다.
특히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는 소규모 결혼식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산굼부리
세계적으로 귀한 마르형 오름
대부분의 오름들은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어 제주도의 풍경에 독특한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오름들은 오래전, 지구의 두꺼운 지층을 뚫고 올라와 제주도에 자리를 잡은 화산의 흔적입니다. 특히 산굼부리는 그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화구를 가진 독특한 형태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이곳은 넓은 들판 가운데 크게 움푹 패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변 지면보다 약 100미터나 낮게 위치해 있습니다.
이 특별한 기생화산은 그 학술적 가치와 관광지로서의 중요성 때문에 한국에서 유일한 마르(Maar)형 화구로 손꼽히며, 이런 종류의 화산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가 만들어낸 이 걸작품은 수십만 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마르형 화구는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발성 화구를 말합니다. 화산 활동 초기에 짧은 기간 동안 약한 폭발이 일어나며 그 이후 활동이 멈춤으로써 형성됩니다.
걷기 쉬운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손지오름
한라산의 모습을 닮은 작은 오름
손지오름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산책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인데요. 한라산의 모습을 닮은 ‘손지오름’은 제주도 방언으로 ‘손자’를 뜻하는 ‘손지’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이 오름은 또한 손자봉, 손지악 등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인 용눈이오름에 비해 손지오름은 규모가 작고 조용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입니다.
이 오름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손자봉삼거리에서 수산 방향으로 500미터 지점에 있는 좁은 길을 찾아야 하며, 작은 사각형의 ‘손자봉’ 표지판을 발견하면 그곳이 바로 시작점입니다.
손지오름은 가을철에 아름다운 억새로 유명한 제주의 3대 오름 중 하나로 꼽힙니다. 높이는 250미터로 높지 않지만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빽빽한 억새 숲을 지나야 합니다.
억새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길은 이전에 다녀간 탐방객들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길입니다. 이 길은 여러 갈래로 나 있지만, 모든 길은 정상을 향하고 있어 오름의 정상까지 이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정상에 오르는 길에는 제주 특유의 식물들이 자리 잡고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산책을 할 수 있는데요.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전경은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오름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의 참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제주도의 자연이 주는 선물에 대해 한 번 더 감사하게 되는데요.
오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제주도의 오름을 여행할 때는 편안한 신발과 함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옷차림에도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