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휴가,
거문도·백도 어떤가요?

여름이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풍부한 전설이 깃든 섬을 찾고 싶어진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쾌속선을 타고 약 2시간 거리, 남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백도’와 함께 역사와 자연, 설화를 품은 ‘거문도’가 있다.
고도, 동도, 서도 세 섬으로 이루어진 거문도는 예부터 삼도로 불리며, 지금도 동도와 서도는 거문대교로 연결되어 있어 둘러보기 좋다.
이 일대는 해상교역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근대화의 이른 흐름을 받아들인 장소로, 전화와 전깃불, 근대학교까지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간직하고 있다.
거문도라는 이름은 ‘큰 문’(巨門), 또는 ‘큰 글’(巨文)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옛 시절부터 문장이 뛰어난 학자들이 배출되었고, 바닷길을 통해 문물이 빠르게 전해졌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그 전통은 지금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유림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신선바위에는 ‘하늘의 신선이 매일 내려와 바둑을 두고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절벽 끝에 자리한 거문도 등대는 1905년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이며, 이 등대를 향해 걷는 길은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 ‘동백섬’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서도에는 수월산과 갯바위 낚시터, 해수욕장이 있어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름 피서를 즐기기에 좋다.
특히 유림해수욕장은 따뜻한 수온과 고운 모래가 어우러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며, 근처에서 만나는 안노루섬과 밖노루섬, 그리고 동백꽃이 피어나는 숲길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거문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28km 동쪽으로 가면 백도가 펼쳐진다. 39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상백도와 하백도는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해식절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매바위, 각시바위, 석불바위 등 이름을 가진 바위들에는 옥황상제의 아들과 신하들이 돌로 변해 생겼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이 신비로운 섬은 생태보호를 위해 상륙이 금지되어 있으며,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도는 백도일주 코스로만 감상할 수 있다.
백도는 흑비둘기, 풍란, 석곡, 눈향나무 등 희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로, 남해 바다 속 보석 같은 풍경을 품고 있다.
백도의 절경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며, 그 신비로움은 설화와 맞닿아 여름 섬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역사와 신화를 따라가고 싶다면, 거문도와 백도를 잇는 이 남해의 섬 코스는 올여름 단 하나의 선택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