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은 여기로 간다
제주를 다녀온 관광객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제주에서 생활하는 도민들의 선택은 전혀 다르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아닌,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즐기는 것이 그들만의 제주 라이프다. 제주관광공사가 공개한 데이터가 이를 증명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13일 ‘데이터로 보는 제주 여행 – 두 개의 시선 편’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4년 티맵(T-Map)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이동 패턴을 분석해, 관광객과 도민이 가장 많이 찾은 장소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같은 제주라도 관광객과 도민의 시선은 확연히 달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장소는 단연 해변이었다. 함덕해수욕장(6만2892대)과 협재해수욕장(6만2757대)이 대표적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이곳은 관광객들에게 제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반면, 제주도민들의 선택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삼양해수욕장(1만567대)과 강정포구(1921대)를 더 많이 찾았다.
삼양해수욕장은 독특한 검은 모래가 인상적이며, 강정포구는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도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보다는 조용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더 선호되는 셈이다.
오름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관광객들은 금오름(1만9991대)과 새별오름(1만6646대)처럼 전망이 탁 트이고 접근성이 좋은 곳을 선호했다.
특히 금오름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분화구 안의 작은 연못이 SNS 명소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반면, 도민들은 큰노꼬메오름(2361대)과 다랑쉬오름(1571대)처럼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았다. 이들 오름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트레킹을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다.
제주의 숲길에서도 관광객과 도민의 취향이 갈렸다. 관광객들은 비자림(2만4021대)과 사려니숲길(1만9648대) 같은 곳을 즐겨 찾았다.
800년 된 비자나무들이 빼곡히 자리한 비자림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려니숲길은 울창한 삼나무 숲이 힐링 공간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도민들은 한라수목원(8570대)과 신산공원(1860대)을 선호했다. 도심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고,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도로에서도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관광객들은 신창풍차해안도로(1만6781대)나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1만2413대)를 선호했다.
이들 도로는 제주 특유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명소다. 하지만 도민들은 오라CC 입구 벚꽃길(816대)과 장전리 왕벚꽃거리(547대)를 더 많이 찾았다.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제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조사 결과는 관광객과 도민이 같은 제주를 바라보면서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즐긴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관광객들은 제주다운 자연경관과 특별한 경험을 찾는 반면, 도민들은 일상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선택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관광객들은 늘 붐비는 곳만 가는데, 도민들이 찾는 곳도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제주 사는 친구가 강정포구 추천해줬는데 가보니 정말 한적하고 좋았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도민들이 사랑하는 명소를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반대로 도민들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관광객과 도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제주, 그 차이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