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설경 속 사찰 기행
오대산 중대 사자암
지금 가야하는 명소

겨울의 끝자락에 접어든 2월, 산은 가장 고요한 얼굴을 드러낸다. 눈이 내려앉은 능선은 소리를 삼키고, 차가운 공기는 오히려 마음을 또렷하게 만든다.
화려한 봄꽃도, 짙은 여름 녹음도 없지만 대신 눈꽃이 빚어낸 절제된 풍경이 길 위를 채운다. 폭설 뒤 매서운 추위가 이어진 날에도 산길에는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보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홀로 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번잡함 대신 고요와 집중을 택하는 계절, 그 깊은 산중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장소가 있다.
지금 이 계절에 더욱 또렷해지는 오대산 중대 사자암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설경을 따라 오르는 길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에서 중대 사자암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중대 사자암은 상원사를 나서며 시작된다.
숲길과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이 구간은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고, 봄과 가을에는 꽃과 단풍이 길을 수놓는다.
그러나 2월의 겨울 풍경은 또 다른 인상을 남긴다. 눈이 내려 쌓인 길 위를 밟으며 걷다 보면 깊은 산중임에도 등산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운 완만한 흐름이 이어진다.
입구에 이르면 계단이 시작되지만 길지 않아 부담이 크지 않다. 높은 지역에 자리했음에도 차분히 오를 수 있는 동선이 이어지며, 서울 근교에서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코스로 손꼽힌다.
해발 1100m, 계단식 전각의 장관

계단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중대 사자암은 해발 약 1100m 지점에 자리한다. 깎아지른 듯 가파른 산세를 활용해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전각을 배치한 구조가 특징이다.
삼성각과 비로전이 나란히 서 있고, 중대 사자암은 적멸보궁을 관리한다. 이곳 비로전과 적멸보궁에서는 스님들이 예불을 올린다.
단청과 설경이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의 차가움을 잊게 할 만큼 또렷하다. 특히 눈 덮인 겨울 풍경 속 중대 사자암은 사시사철 가운데서도 가장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종무소 앞에서 바라보는 오대산 설산의 조망은 한층 넓게 펼쳐지며, 건물 오른편에 자리한 종무소를 지나면 적멸보궁까지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이 구간은 300m가 채 되지 않아 약 1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상원사에서 중대 사자암까지는 계단이 많지만 길지 않고, 사계절 내내 풍경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는 코스다.
화장실은 상원사 앞과 중대 사자암으로 오르기 전 한 곳이 더 마련돼 있으나 동절기에는 동파 예방을 위해 잠길 수 있어 미리 이용하는 편이 좋다.
동절기 입산 가능 시간은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까지이며, 하절기인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4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산불 통제 기간에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눈꽃 설경이 가장 깊어지는 2월, 고요한 산길과 계단식 전각이 빚어내는 장엄한 풍경을 따라 오대산 중대 사자암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