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추천 여행지

바다와 꽃이 함께 있는 풍경을 본 적이 있는가.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노란 물결. 땅에서 피어난 수선화와 바다에서 밀려온 바람이 맞닿는 그 순간, 사람들은 말없이 숨을 고른다.
이곳은 그 어떤 화려한 조명도, 인공적인 무대도 없다. 그러나 봄이면 수천 송이 수선화가 대신 노래를 부른다.
한동안 잊힌 듯 조용했던 이곳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사라졌던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 그 위에 얹히는 바닷바람의 리듬.
그곳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왜 지금 사람들은 다시 이 길을 오르기 시작했을까. 봄이 오는 길목에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부활한 어떤 장소가 있다.
제2회 공곶이 수선화 축제
“잊혔던 길 위에 다시 봄이 피었다”
관리인 부재로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경남 거제시 공곶이가 올해는 수선화 축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봄 손님을 맞이한다.
거제시는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일운면 예구항과 공곶이 일대에서 ‘제2회 공곶이 수선화 축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축제에서는 공곶이 상징 기념 표지석 제막식을 비롯해 플리마켓, 특별공연, 농·수·특산물 판매, 다양한 먹거리 부스 등 여러 행사가 마련된다.
지난 18일 찾은 공곶이 일대는 이미 이른 봄 정취를 느끼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산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가벼운 복장만큼이나 산뜻했고, 한참을 걷다 보면 노란 수선화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봄소식을 전했다.
몽돌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수선화는 해안선을 따라 황금빛 물결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했다.
아직 만개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따사로운 햇살 아래 꽃들이 고개를 들며 곧 다가올 봄을 예고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박 씨(67)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데, 바다를 배경으로 수선화가 피어 있으니 더 감동적이다”며 “집 근처였다면 등산 삼아 자주 오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공곶이는 생전에 평생을 바쳐 이곳을 가꿔온 강명식 대표가 재작년 세상을 떠난 뒤, 한동안 돌보는 이 없이 방치돼 왔다.
관리 주체가 부재하자 주변은 거미줄이 생기고, 야자수 주변으로는 잡초와 폐목이 어지럽게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제시가 유가족과 협의를 통해 향후 10년간 공곶이를 관리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는 올해 약 10만 포기의 수선화를 심어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꽃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사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축제를 주관하는 일운주민자치위원장은 “올해는 대형 무대보다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몽돌 탑 쌓기, 즉석 노래방 같은 프로그램을 강화했다”며 “따뜻한 바닷바람 속에서 활짝 핀 수선화를 마음껏 즐기고 가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