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섬
낙동강 위 노을이 붉게 물든다
“하늘이 열리듯 펼쳐진 꽃밭 끝에 노을이 가라앉는다.” 경북 상주시 낙동강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경천섬공원’은 그렇게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다.
처음 찾는 이도, 다시 찾는 이도 한결같이 발길을 멈추고 하염없이 강변을 바라보게 되는 이곳. 그 안에는 계절마다 표정을 바꾸는 자연과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경천섬은 상주보 상류에 조성된 약 20만㎡ 규모의 하중도이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와 비봉산 절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닮았다.
이름은 낯설지만 이곳은 이미 입소문을 타며 SNS 속 ‘핫플’로 부상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바 있어 방송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확인한 이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사계절이 그려내는 꽃의 향연
경천섬이 특별한 이유는 꽃으로 물든 사계절 때문이다.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온 섬을 뒤덮고, 5월에는 꽃잔디가 분홍빛 융단을 깐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사진을 찍기 위한 인파가 몰려든다. 꽃향기에 이끌려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자전거 도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섬 한 바퀴를 도는 데 10~20분이면 충분하다. 평평하고 아담한 지형 덕분에 걷기에도, 타기에도 부담이 없다. 이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는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경천섬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섬 너머로 붉게 물든 낙동강과 하늘, 그 경계가 사라질 듯 펼쳐지는 노을은 누구든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많은 이들이 “노을 보러 또 오고 싶다”는 후기를 남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천섬을 잇는 풍성한 여행 코스
경천섬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인근 연계 관광지까지 둘러보면 상주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다리를 통해 연결된 회상나루관광지를 비롯해, 국립 낙동강 생물자원관, 자전거박물관, 수상레저센터, 국제승마장, 밀리터리 테마파크 등 다양한 테마의 명소가 밀집해 있어 취향대로 여행을 꾸릴 수 있다.
또한 경천섬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다면 ‘낙동강 학 전망대’에 오르는 것도 추천된다.
이곳에서는 섬의 전체 윤곽은 물론,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꽃밭, 물길, 나비 모양의 지형까지 감상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철새가 날아가는 장면까지 목격할 수 있다.
여러 드라마에서도 배경지로 등장한 경천섬은 단순한 자연 공간을 넘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촬영지였던 학 전망대에 올라서면 드라마 속 주인공이 느꼈던 감정선을 따라, 어느새 방문객의 마음도 차분해진다.

경천섬공원은 크진 않지만 알차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사람보다 꽃과 바람이 먼저 인사하는 분위기다. 낙동강의 흐름처럼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확실한 존재감이 녹아 있다.
지금도 경천섬은 계절을 준비 중이다. 곧 찾아올 가을의 들판엔 다시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흐드러질 것이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멈춤’이 필요하다면, 이 작은 섬 위 공원은 그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