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볼 건 없지만, 괜히 좋다”… 미루나무 아래 조용한 산책 여행지

추억처럼 스며드는 미루나무숲
아이 웃음소리와 바람이 함께하는
증평의 생태 피서지
미루나무
출처: 증평군 문화관광(보강천 생태공원 및 미루나무 숲)

“시골 어디서나 보이던 미루나무, 이젠 보기 힘들죠.” 그 시절의 풍경이 잊히지 않는다면, 증평의 보강천 미루나무숲은 아련한 기억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곧게 뻗은 미루나무들, 그 아래 드리운 그늘과 잔디밭,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물놀이터까지.

이곳은 그저 숲이 아니다. 자연과 사람, 추억과 쉼표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두 물줄기, 생명의 숲을 만들다

보강천은 충북 증평군 도안면과 증평읍의 들판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하천이다.

미루나무
출처: 증평군 문화관광(보강천 생태공원 및 미루나무 숲)

증평읍 인삼로 104-48 일대, 보강천과 좌구산에서 흘러온 삼기천이 맞닿는 지점에 보강천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또한, 남쪽을 병풍처럼 감싼 두타산에서 발원한 지천들도 이곳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두 물줄기와 수많은 지천이 만나 만들어낸 풍부한 수량 덕분에 이 일대는 생명력 넘치는 습지 생태계로 변모했다.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출발해 생태공원 주변을 따라 2.7km 가량 걷다 보면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양한 수변식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달뿌리풀, 억새, 애기똥풀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식물들이 발 아래 자라고 있으며, 개나리, 호랑버들 같은 토종 나무들과 외래종 식물까지 다양하게 어우러져 독특한 생태 다양성을 자랑한다.

생태공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이용 시간 제한 없이 언제든 방문 가능하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차량 이용객에게 편리하고, 테니스장 앞과 보강천 건너편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도 구비돼 있다.

장애인용 화장실과 접근이 쉬운 이동로 또한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뿐 아니라 노약자나 보행이 불편한 이들도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눈으로 보고, 발로 느끼는 생태놀이터

보강천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이 일대는 마치 살아 있는 자연박물관 같다.

미루나무
출처: 증평군 문화관광(보강천 생태공원 및 미루나무 숲)

물속에는 갈겨니, 얼룩동사리 등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둔치와 숲에는 고라니, 너구리 같은 야생동물이 자연 그대로의 리듬으로 살아간다.

하늘을 보면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 해오라기 같은 다양한 조류가 눈에 띄며, 총 12과 18종 150여 개체가 관찰된 바 있다.

잔디밭은 아이들에게는 뛰놀 공간, 어른들에게는 잠시 쉬어갈 그늘이 된다. 넓은 풀밭 사이사이에는 물놀이터와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날에도 미루나무의 넉넉한 그늘 덕분에 숲속 바람은 시원하고, 곳곳에 피어난 꽃들은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진을 찍는 이들의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감각적인 풍경 때문이다.

오래된 나무, 낡지 않은 기억

보강천은 원래 괴산군 청안면과 사리면의 보강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진천 초평면을 지나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30km 길이의 지방 하천이다.

미루나무
출처: 증평군 문화관광(보강천 생태공원 및 미루나무 숲)

이 강은 증평소방서 앞을 지나는 36번 충청대로와 나란히 흐르며, 예전부터 주민들의 삶과 함께해 왔다.

하천 유역에 형성된 넓은 둔치는 자연스럽게 지역민의 쉼터로 자리잡았고, 오늘날엔 타지인들까지 찾는 여름철 힐링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상징은 단연 미루나무다. 한때는 전국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나무지만, 도시화와 개발의 속도에 밀려 이제는 보기 드문 존재가 됐다.

하지만 증평의 보강천변에서는 그 시절의 정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곧게 뻗은 미루나무 아래로 펼쳐진 들녘, 물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어우러진 풍경은 빛바랜 수채화처럼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나들이 장소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는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있다. 보강천 미루나무숲은 그런 여백을 품은 공간이다.

관련 정보와 문의 사항은 증평군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s://tour.jp.go.kr/kor.do)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안내는 증평군 축산산림과(043-835-3481)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이 숲은,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언제든 조용한 위로가 되어줄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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