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바위와 출렁다리를 품은
경남 거창 수승대의 특별한 여름 산책길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에 자리한 수승대는 영남 제일의 동천으로 불리는 원학동 계곡의 중심부에 위치한 명승지다.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였던 이곳은, 백제로부터 신라로 향하는 사신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염려하며 송별하던 장소로 처음에는 ‘수송대(愁送臺)’로 불렸다.
속세의 근심을 잊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불교적 의미를 담은 이름으로도 불렸으나, 1543년 퇴계 이황이 이곳을 유람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이름이 아름답지 않다”며 ‘수승대(搜勝臺)’로 바꿀 것을 권유한 시를 보내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수승대는 거대한 화강암 암반 위로 계류가 흐르고 솔숲과 절벽이 어우러져 비 오는 날에도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에는 거북 모양의 암석인 거북바위, 푸른 계류와 어울린 요수정과 관수루, 그리고 구연서원과 원각사 같은 문화유적이 함께 자리해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거북바위는 장수의 기운을 전하는 상징으로 알려져, 바위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발자취가 새겨져 있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걸어봐야 할 명소는 수승대 무병장수둘레길이다. 수승대의 역사와 문화를 테마로 한 원점 회귀형 순환 코스다.

1구간 거북바위에서 요수정 방면으로 이어지는 1.7km 구간, 2구간 용암정에서 출렁다리 주차장(강정모리)까지 1.2km 구간, 3구간 주차장에서 구연서원 방향 거북바위로 돌아오는 0.7km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지상 50m 높이, 204m 길이의 수승대 출렁다리는 발아래로 계류와 숲이 펼쳐지는 아찔한 풍경을 선사하며,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솔숲을 스치는 바람과 바위 위를 흐르는 물소리가 어우러지는 수승대의 풍광은 여름철 비가 내릴 때도 더욱 청량하게 다가온다.
고란초를 비롯한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암벽과 자고암, 그리고 수승대 일대를 감싸는 원학동 계곡의 수려한 자연은 방문객들에게 속세의 번잡함을 잊고 마음의 평온을 찾게 한다.

거북바위에서 장수의 기운을 받고, 출렁다리 위에서 탁 트인 경관을 만끽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여름 산책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드물다.
수승대는 인근에 야영장과 오토캠핑장이 있어 캠핑을 하기에도 좋으니, 올 여름 시원한 계곡 소리를 듣는 힐링 여행을 하고 싶다면 수승대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