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마주한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쉼이 필요할 때 가볼만한 산책 여행지

새벽 물안개 속 한 폭의 그림
서울 근교, 마음이 쉬어가는 호수
산책하며 머물기 좋은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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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삼호수)

안성의 작은 호숫가에서 이른 아침 마주하는 풍경은 현실보다 영화에 가깝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고요한 수면 위에는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낚는 낚시꾼들이 떠 있다. 그 잔잔한 장면은 마치 수묵화 속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안성, 그 안에 ‘고삼호수’라는 이름의 조용한 호수가 있다. 일출과 물안개가 만들어내는 이른 아침의 풍경은 몽환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그 감성적 정취는 누군가의 마음을 조용히 붙잡을 만큼 깊다.

영화 ‘섬’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고삼호수의 진가는 풍경보다 더 느리게, 더 조용히 스며든다.

고삼호수는 단순히 낚시터나 영화 촬영지로 그치지 않는다. 이른 아침 피어오르는 물안개, 그 위에 떠 있는 좌대들의 고요한 모습, 잔잔한 호수와 멀리 보이는 숲의 윤곽까지, 모든 것이 한 장의 동양화처럼 정적인 아름다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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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삼호수)

서울 근교에 이토록 자연스럽고 고요한 호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좌대 위에서 밤새 낚시에 집중하는 이들, 그리고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산책하는 사람들 모두가 고삼호수의 풍경 일부가 된다.

특히 호수 중앙에 자리한 작은 섬, ‘비석섬’과 ‘팔자섬’은 그 자체로 풍경의 중심이 되며, 주변 좌대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한 편의 장면을 완성한다.

고삼호수는 여행지를 찾을 때 흔히 떠오르는 ‘핫플’과는 조금 다르다. 요란한 상점도, 인위적인 구조물도 없다. 하지만 그 고요함과 여백 덕분에 이곳은 산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쉼터가 된다.

호수를 따라 잘 조성된 둘레길은 누구나 걷기 좋을 만큼 완만하고,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이 배경이 된다. 길을 걷다 보면 여러 곳에 설치된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이곳에 올라 벤치에 앉아 있으면 시간마저도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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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삼호수)

산책 중 마주치는 나무 그늘과 수면에 비친 하늘, 그리고 천천히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여행의 속도를 되돌린다.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싶은 날, 말 없이 자연을 느끼고 싶은 날, 고삼호수는 그 모든 감정을 조용히 받아주는 공간이 되어준다.

고삼호수는 서울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공기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일상 탈출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특히 이른 새벽 시간에 찾으면 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며, 고요한 수면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서를 만든다. 마치 조선의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을 것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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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삼호수)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단 하루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곳은 꼭 한 번 가볼 만하다.

주변에는 꽃뫼마을, 조병화문학관, 미리내성지 등 작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관광지들도 함께 있어, 당일치기 코스로도 만족도가 높다.

고삼호수는 지금도 매일 새벽, 물안개와 함께 조용히 피어난다. 스쳐 가는 장소가 아닌, 천천히 머물고 싶은 장소로 기억될 만한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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