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들의 피서지로 놀러가 볼까”… 여행 고수도 잘 모르는 ‘숨은’ 여름 힐링 여행지

조선 선비들의 풍류가 살아있는
경남 고성 ‘장산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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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성군 (장산숲)

경상남도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 230-2에 자리한 ‘장산숲’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그늘을 자랑하는 고즈넉한 피서지이자, 조선 선비들의 풍류가 깃든 역사의 숲이다.

이곳은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시기, 호은 허기 선생이 ‘마을에 바다가 비치면 흉하다’는 풍수 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퇴계의 제자였던 천산재 허천수 선생이 이곳에 노산정을 짓고 연못을 파 연꽃이 만개한 풍경을 감상하며 낚시와 시 짓기, 산놀이를 즐기던 장소로 활용하면서 ‘양반들의 여름 별서’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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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성군 (장산숲)

처음 조성 당시 길이 1km에 달하던 숲은 현재 길이 100m, 너비 60m로 줄었지만, 지금도 약 5,934㎡ 면적에 250여 그루의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느티나무와 서어나무, 긴잎이팝나무, 소태나무, 배롱나무, 검노린재나무, 쥐똥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며 여름철 짙은 초록으로 물들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숲 중앙에는 조그만 섬이 있는 연못이 자리해 운치를 더하며, 연꽃들이 봉오리를 틔우는 계절이면 더욱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1987년 경상남도 지방기념물 제86호로 지정된 장산숲은 옛 선조들의 풍수 지혜와 자연 활용이 엿보이는 대표적인 마을 숲으로, 지난 2009년 산림청과 유한킴벌리가 공동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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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성군 (장산숲)

또 KBS2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최근에는 조용한 힐링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숨은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마암면사무소에서 개천 방향으로 차량으로 약 3분 거리인 이곳은 주차시설이 다소 협소하지만, 주말이면 하루 1,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차장은 공용 주차장을 이용 가능하며, 주차장에서 바로 숲으로 이동 가능해 더운 날씨에 오래 걷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편리하다.

한 관광객은 “장산숲을 처음 알게 된 후 계절마다 찾고 있다”며 “연못과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을 얻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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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성군 (장산숲)

조선 선비들이 시를 읊고 낚시를 즐기며 풍류를 나누던 장산숲은 지금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앉아 연못의 연꽃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적함을 유지하고 있어, 무더운 여름날 조용히 머물며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힐링 여행지에서 올해 여름을 보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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