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 숨었다 전해지는 그곳
계룡산 동학사계곡 속 유일한 폭포
운무가 피어나는 여름철 절경 명소
여름 숲 사이를 걷다 마주한 은선폭포는 한눈에 마음을 붙잡는다.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 주변을 감싸는 암벽과 짙은 숲, 그리고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운무는 어느 한 장면도 일상적이지 않다.
계룡산국립공원 서쪽, 동학사계곡 상류에 자리한 은선폭포는 이 일대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폭포다.
위로는 쌀개봉과 관음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아래로는 옥빛 물줄기가 투명하게 흘러내린다. 이토록 숨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옛날 신선이 은거했다는 전설이 붙어 ‘은선폭포’라 불리게 됐다.
계룡산 속 여름 피서의 숨은 보석
은선폭포는 계룡팔경 중 일곱 번째 풍경으로 꼽힌다. 이름처럼 ‘운무(雲霧)’가 피어나는 순간이 가장 장관인데, 한낮의 햇빛과 물줄기가 만날 때 솟아오르는 안개는 마치 폭포가 숨을 내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폭포는 규모 자체보다도 그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변 암벽은 날이 서 있고, 숲은 울창하며, 멀리 보이는 쌀개봉은 장엄하다. 물소리는 크지 않지만 일정하게 퍼지고, 그 소리마저도 깊은 산속의 고요함을 더한다.
계룡산의 여러 폭포 중에서도 가장 크고 인상적인 이곳은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는 힐링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사계절이 살아 있는 명소, 누구나 오르기 쉬운 코스
은선폭포는 동학사에서 출발해 쉽게 오를 수 있는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이어진다. 오르막 구간이 가파르지 않아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가벼운 여름 산책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부담이 없다.

은선폭포에서 관음봉, 연천봉, 갑사로 이어지는 등반 코스는 계룡산 트레킹 코스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루트다. 여름뿐 아니라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도, 혹은 물줄기가 얼어붙는 겨울에도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안긴다.
폭포는 높은 산지 정상부 근처에 자리해 있는 만큼, 건기에는 수량이 줄어드는 편이다. 하지만 수량과 관계없이 풍경 자체가 워낙 뛰어나 갈수기에도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신선의 전설을 품은 여름 계곡
은선폭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단순한 자연 풍경을 넘어서,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느끼려는 이들도 많다.

옛사람들은 이 폭포의 깊은 골짜기 속 풍경을 보고, “여긴 신선이 숨어 살아도 이상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렇게 전설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계룡산은 군사지형으로도 오래전부터 주목받은 장소지만, 동시에 이렇게 신비롭고 조용한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여름철 복잡한 피서지를 피해 한적한 명소를 찾는다면, 운무와 숲, 폭포가 어우러진 은선폭포만 한 곳도 드물다.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동학사1로 327-6이며, 문의는 계룡산국립공원 사무소(042-825-3002)로 하면 된다. 계룡산국립공원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등산로 정보와 계절별 풍경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숨겨진 계곡을 따라 신선의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면, 이 여름 은선폭포를 추천한다. 숲을 타고 내려오는 맑은 물소리와 더불어, 잠시 시간을 잊게 되는 조용한 자연이 그곳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