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학자의 숨결과
여름 풍경이 어우러진
경주 손곡동 종오정

경상북도 경주시 손곡3길 37-39에 위치한 종오정은 조선 영조 대 학자 최치덕(1699~1770)의 유적지이자, 한여름 연꽃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유명한 힐링 여행지이다.
보문단지 인근에 자리해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좁고 굽이진 길을 따라 도착하는 과정에서 마치 숨겨진 비경을 찾은 듯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정자 앞 연못이다. 여름이면 연못 가득 연꽃이 만개하고, 연못 둘레를 따라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터뜨려 장관을 이룬다.

이 풍경은 종오정이 우리나라 대표 정원 유적으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로, 계절마다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남기기 위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연못 옆에는 최치덕 선생이 직접 심어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00년의 향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종오정 뜨락 오른편에는 수령 250년의 측백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건물과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종오정 일원은 본채와 사당, 그리고 앞쪽 연못으로 구성돼 있다. 본채는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팔작지붕과 工자 형태의 독특한 지붕 구조를 지니고 있어 건축적 가치도 크다.
사당의 솟을삼문에는 선명한 태극 무늬가 그려져 전통미를 더한다. 최치덕이 부모 제사를 위해 머무르던 일성재를 중심으로 제자들이 학문을 닦기 위해 지은 종오정과 귀산서사가 오늘날의 종오정 일원을 이루게 되었다.

이곳에서 그는 70여 명의 제자를 길러내고 『역대시도통인』, 『심경집』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그의 학문적 공적은 사후 조정에 알려져 호조참판 벼슬을 추증받았다.
현재 종오정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전통 한옥 체험이 가능한 숙박 공간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옛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화장실과 샤워실은 야외에 마련되어 있으며, 반려동물 동반은 불가능하다.
대신, 소나무 숲이 펼쳐진 뒷산과 연못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여름철 붉은 배롱나무와 연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특히 방문객이 몰리며, 이 계절 특유의 정취 속에서 조용히 머물며 사색하기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보문단지 인근의 여름 정취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연꽃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진 종오정에서의 산책과 고택 체험을 추천한다.
이곳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여름 힐링 여행지로 손색 없는 장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