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나무가 만들어낸 비경”… 사진 작가들이 계절마다 찾아가는 출사 저수지

주왕산 자락,
물안개와 왕버들이 빚어낸
신비의 저수지 주산지
저수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산지)

경상북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에 자리한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인 1720년 8월 착공해 이듬해 10월 완공된 저수지로, 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자연유산이다.

길이 200m, 평균 수심 약 8m의 이 저수지는 완공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을 만큼 풍부한 수량을 유지한다.

그 비밀은 지질학적 특성에 있다.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붙어 형성된 ‘용결 응회암’이 저수지 아래를 이루고 있어 물이 쉽게 스며들지 않으며, 그 위를 덮은 비응결 응회암과 퇴적암이 스펀지처럼 빗물을 머금고 천천히 흘려보내는 덕분에 사시사철 물이 고여 있는 ‘마르지 않는 못’으로 불린다.

저수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산지)

주산지는 단순한 저수지를 넘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광으로 유명하다. 150여 년을 버텨온 왕버들 30여 그루가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모습은 신비로움을 자아내며, 새벽이면 수면 위를 스치는 물안개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가 내린 뒤 피어오르는 풀잎의 향기, 별바위를 스치는 낮은 구름과 안개, 가을 단풍과 저녁노을이 겹겹이 더해져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이 독특한 경관 덕분에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5호로 지정되었으며, 국내외 사진작가들이 사계절 내내 찾는 출사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주산지의 조성 배경에는 기후와 역사적 사연이 얽혀 있다. 한반도가 소빙하기의 영향으로 혹독한 기후를 겪던 시기, 조선 숙종 대 ‘을병대기근’으로 140만 명이 희생된 후, 기후 재해와 흉작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경종 때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저수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산지)

주산지 입구 바위에는 영조 47년(1771년)에 세워진 제언비가 남아 있어, 이 저수지를 만든 월성이씨 이진표와 조세만의 공로를 기리고 있다.

주위는 주왕산 영봉에서 뻗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의 소음을 잊고 한적한 휴식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이곳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고즈넉한 풍광으로도 유명하지만, 교통편 역시 편리하게 마련되어 있다.

청송군청 인근 주왕약국정류장에서 금곡2리 방면 농어촌버스를 타면 약 40분 만에 주산지 입구인 상이전마을정류장에 도착하며, 진보버스터미널에서도 하루 3회(오전 7시 30분,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운행되는 버스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저수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주산지)

왕버들의 고고한 자태와 물안개가 어우러진 주산지는, 시간에 따라 그리고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한 번 방문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풍경을 자랑하며, 초여름의 신록, 가을 단풍, 겨울의 설경, 봄의 안개가 각각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자연의 힘과 사람의 지혜가 함께 빚어낸 주산지는 청송을 대표하는 힐링 여행지이자, 사진가와 여행객 모두가 사계절 내내 찾고 싶은 비경의 장소로 손꼽힌다. 신록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올해 주산지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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