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물놀이, 어른은 산책”… 여름만 되면 피서객 몰리는 충청북도 계곡의 정체

맑은 계곡 따라 걷는 초록빛 산책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쉬어가는 곳
여름이면 더욱 빛나는 진천의 자연
계곡
출처: 한국관광공사 (연곡계곡,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진짜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충북 진천 연곡계곡이 제격이다.

깊지 않은 물과 우거진 숲, 그리고 10km 넘게 이어지는 계곡길. 그 안엔 발을 담그기 좋은 얕은 물과 역사 깊은 흔적,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소리가 공존한다. 피서철 가족 단위 방문지로 손색이 없다.

충북 진천군을 대표하는 연곡계곡은 만뢰산에서 시작해 연곡저수지를 지나 약 10km 가량 이어지는 장대한 물줄기다.

산 이름만큼이나 이 계곡 역시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금로산, 만노산, 금물노산 등 다양한 지명이 이곳의 역사를 말해준다.

계곡
출처: 한국관광공사 (연곡계곡,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계곡 초입부터 두드러지는 특징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인위적인 시설이나 상업적인 분위기 없이 숲과 물이 중심이 되어 흐른다.

절벽처럼 솟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그 사이로 맑은 물이 졸졸 흐르며 숲의 녹음을 감싸 안는다. 바위 너머로 보이는 휴암산은 마치 병정들이 검과 창을 들고 서 있는 듯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낸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미역수라는 독특한 이름의 마을도 지나게 된다. 이곳은 신라시대 큰길이 지나던 곳으로, 절에서 미역을 빨면 그 물이 마을까지 흘러들어왔다 하여 ‘미역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해짐이 있다. 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설화도 전해지는 곳이다.

계양 부락에 이르면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를 지나게 되고, 그 너머 군자터와 예전 집터가 남아있는 밭이 펼쳐진다. 돌담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어, 역사와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길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아이들도 즐기는 얕은 물놀이 천국

연곡계곡은 수심이 얕고 바닥이 평탄한 구간이 많아 어린이들에게도 안전하다. 자연 계곡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계곡
출처: 진천군 (연곡계곡)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는 곳곳에 물놀이 안전수칙과 구명도구 보관함이 마련되어 있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안내판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자연 속에서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놓치지 않게 돕는다.

발을 담그면 금세 느껴지는 물의 시원함과 함께,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계곡물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치 물 위에 초록빛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한 풍경이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리고, 다람쥐가 나뭇가지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이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맑은 물 속에는 송사리떼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고, 주변에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숲이 펼쳐져 있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여유가 깃들어 있다.

숲과 물이 쉬어가는 자리, 연곡계곡

연곡계곡은 진천읍에서 천안 방향으로 약 1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차량을 이용하면 진천 시내에서 연곡저수지를 지나 쉽게 도달할 수 있으며,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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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천군 (연곡계곡)

입장료는 없으며, 연중무휴로 개방돼 있어 날씨 좋은 날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계곡을 따라 여유롭게 걷다 보면 도시에서는 잊고 살았던 감각들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충북 진천군 문화체육과는 연곡계곡에 대해 “여름철이면 맑은 물과 숲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며 “가족 단위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굳이 먼 곳을 찾지 않아도 되는 힐링 여행지. 짧은 시간 안에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숲길을 걷고, 역사 속 흔적을 더듬는 경험을 모두 할 수 있는 이곳은, 한여름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숨겨진 여름 쉼터’가 되어준다.

맑은 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진 연곡계곡. 그 이름만으로도 여름 한가운데를 시원하게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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