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는 역사를 품은
경북의 고풍스러운 성당,
여름 꽃과 함께 걷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가실1길 1에 위치한 가실성당이 여름의 절정을 맞아 배롱나무 꽃으로 붉게 물들었다.
1895년 조선 교구의 11번째 본당으로 설립된 이 성당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1923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 세워진 뒤 오늘날까지 천주교 신앙과 지역사회의 중심지로 자리해왔다.
낙동강을 굽어보는 낙산 언덕에 자리한 성당은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과 신로마네스크 양식의 종탑, 삼랑식 내부 구조가 어우러져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 성당을 연상케 한다.

현재 성당과 구 사제관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34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며 피해를 입지 않아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특히 여름이면 성당 마당과 길목을 따라 심어진 배롱나무들이 백일홍을 가득 피워내며 이곳을 한층 더 이국적인 풍경으로 물들인다.
진분홍빛 꽃잎들이 성당의 붉은 벽돌과 어우러져 마치 중세 유럽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SNS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여름 칠곡의 숨은 명소’로 손꼽히는 이유가 된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아이유가 결혼식 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주목받은 것도 이러한 독특한 매력 덕분이다.

밝은 미소로 입장하는 장면이 성당 앞에서 촬영되며, 방송 이후 가실성당은 웨딩 촬영지와 여행지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가실성당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 천주교사의 중요한 자취를 품은 성지이기도 하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이 한티재를 넘어 신앙을 지켜낸 가실마을의 역사와 맞닿아 있으며, ‘한티 가는 길’이라 불리는 성당 주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발자취와 기도를 느낄 수 있다.
여름철에는 배롱나무 아래서 사진을 남기고, 성당을 둘러싼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낙동강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풍경을 즐기는 것이 추천된다.

지금은 배롱나무가 절정으로 피어난 시기다.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과 유서 깊은 건축물이 어우러진 가실성당은 여름의 고즈넉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이곳을 찾는다면 성당 마당에서 꽃길을 거닐며 사진을 남기고, 낙동강 언덕 위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