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하고 상금도 챙긴다”… 물빛과 절벽이 만든 최고의 풍경 화순적벽

절벽에 부는 바람
신비로운 물빛과 초록의 유혹
버스로만 닿을 수 있는 여름 명소
화순적벽
출처: 화순군 (화순적벽)

여름이면 누군가는 바다를, 누군가는 산을 찾는다. 하지만 진정한 휴식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 시작된다.

도심의 뜨거운 열기를 벗어나 고요한 길을 따라가면, 초록으로 가득한 숲 사이로 부드러운 바람이 스친다.

멀리서 새소리가 울리고, 물길을 따라 햇빛이 반짝인다.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 순간, 여행자는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전남 화순의 깊은 계곡 속, ‘화순적벽’은 바로 그런 곳이다. 마치 누군가 세심하게 깎아놓은 듯한 수백 척 절벽이 7km에 걸쳐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옥빛 물결이 잔잔히 흐른다.

아침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낮에는 녹음과 절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완성한다. 잠시 발길을 멈추면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고, 들숨과 날숨마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유배지에서 탄생한 이름

화순적벽이라는 이름은 1519년 기묘사화로 동복에 유배 온 신재 최산두가 붙였다. 그는 이곳의 절경을 보고 중국 소동파가 노래한 적벽부에 버금간다며 ‘적벽’이라 부르게 됐다.

화순적벽
출처: 화순군 (화순적벽)

이후 방랑 시인 김삿갓도 이 풍경에 매료되어 발길을 멈췄고, 그의 초분지와 고향을 바라보던 망향정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화순적벽은 보산적벽, 장항적벽, 물염적벽, 창랑적벽 등 네 구간으로 나뉜다. 이 중 보산과 장항 구간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만 운영되는 화순적벽 버스투어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개인 차량이나 도보로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물빛과 절벽이 만든 천혜의 풍경

절벽을 감싸는 물빛은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며, 아침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한다.

화순적벽
출처: 화순군 (화순적벽 가을 풍경)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세속의 번잡함이 사라지고, 무념무상의 여유가 찾아온다. 과거 시인과 화가들이 이곳에서 시와 그림을 남긴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다.

화순군은 적벽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 9월 열리는 제38회 화순적벽문화축제 기간에는 ‘너와 나의 적벽을 보여줘’를 주제로 한 관광 사진 공모전이 진행된다.

응모자는 보산, 장항, 물염, 창랑, 서암 등 적벽 일원에서 촬영한 사진과 작품 설명을 제출해야 하며, 1인 최대 3점까지 출품 가능하다.

화순적벽
출처: 화순군 (화순적벽 겨울 풍경)

공모작은 작품성과 독창성, 활용성 등을 평가해 12점을 선정하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화순사랑상품권 15만 원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재단 공식 SNS와 홈페이지, 향후 전시 콘텐츠에 활용될 예정이다.

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국의 참여를 독려했다. 신비로운 물빛과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함께 숨 쉬는 화순적벽은 올여름 꼭 가볼 만한 비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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