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걷기 좋은 곳
100년 된 금강송 군락을 따라 걷는
대관령 소나무숲길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성산면 삼포암길 17에 위치한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국내 최초의 국가 숲길로 지정된 곳이자,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숲의 품격을 지켜온 특별한 공간이다.
조선의 궁궐과 사찰을 복원하는 데 쓰였던 단단한 금강송이 빽빽하게 자라는 이곳은 깊은 그늘과 솔바람이 반겨주는 한여름 최고의 트레킹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대관령 숲은 1922년부터 1928년 사이 묘목이 아닌 소나무 씨앗을 직접 산에 뿌리는 직파조림 방식으로 조성됐다.

이렇게 탄생한 숲은 축구장 570여 개에 달하는 4㎢ 면적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로 성장했고 2018년에 일반에 개방되며 대중의 품으로 들어왔다.
현재 이곳에는 총 14개의 숲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표 코스인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8.6km의 원점 회귀 코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어흘리산림관광안내센터를 출발점으로 삼포암, 솔숲교, 솔고개 입구, 노루목이, 풍욕대, 대통령 쉼터, 금강송정, 숯가마를 지나 되돌아오는 이 코스는 각 지점마다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시작 지점부터 약 1km는 계곡 옆으로 나 있어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고, 그 중심에는 총 3단 구조로 떨어지는 웅장한 삼포암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약 20m 높이의 폭포는 너래반석 위로 물줄기가 부서지며 시원한 기운을 뿜어내고, 그 곁의 평상은 잠시 앉아 쉬어가기 좋은 장소로 인기다.
노루목이로 향하는 600m 구간은 다소 경사가 있지만, 이를 지나면 걷는 길은 한결 부드럽다. 솔바람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풍욕대는 이 숲길의 백미다.
선조들이 ‘송운’(松雲) 또는 ‘송뢰’(松雷)라 불렀던 바람 소리가 이곳에서는 지금도 고스란히 들려온다.
탐방객들 중에는 이 소리를 녹음해 가는 이들도 있을 만큼 소나무 사이를 통과하는 바람의 소리는 깊은 울림을 준다.

숲길을 걷다 보면 직파조림으로 자란 20년생 어린 금강송 군락도 마주하게 되는데, 가느다란 줄기 하나하나에 깃든 세월과 자연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숲길’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2021년에는 지리산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DMZ펀치볼둘레길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 숲길 1호’로 지정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문화재 복원용 목재 생산림, 아름다운 숲 대회 수상 등 다양한 명예를 안았다.
또한 인근에는 1988년 설립된 ‘대관령자연휴양림’이 자리해 숙박, 산림욕, 교육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자연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숲기을 마음을 비우고 조용히 걷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걸음마다 바람과 소나무가 속삭이는 듯한 평화를 느낄 수 있다.
걷기가 그리운 날,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언제나 그대로, 깊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