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이 한가득 핀 사찰”… 배롱나무, 연꽃이 ‘만개’

찬란한 고찰과 만개한 여름꽃
순천 송광사에서 만나는 풍경
배롱나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순천 송광사)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 조계산의 북쪽 기슭에 자리한 송광사는 유서 깊은 불교사찰이자 한여름에도 마음을 쉬게 하는 고요한 명소다.

신라 말 혜린선사가 작은 암자를 짓고 ‘길상사’라 부르던 데서 시작된 이곳은, 고려 시대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정혜결사를 옮겨오면서 수도의 중심지가 되었고 이후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로 성장했다.

양산 통도사의 불보, 해인사의 법보와 함께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불교 수행과 사색, 고즈넉한 문화 유산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배롱나무
출처 : 송광사 홈페이지

송광사 경내에는 약 80여 동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국보로 지정된 국사전과 승보전, 그리고 보물과 천연기념물까지 포함해 총 27점의 국가 및 지방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위치한 승보전과 지장전은 조화롭게 배열되어 있으며, 각 전각마다 피어오르는 향 냄새와 낭랑하게 울리는 독경 소리는 찾는 이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조계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목탁 소리는 이 고찰의 깊은 맥을 더욱 또렷하게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이 시기 송광사는 자연과 고찰의 조화를 가장 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사찰 곳곳의 마당과 담장 옆에는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가득 피웠고, 연못에는 연꽃이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며 수면 위를 수놓는다.

배롱나무
출처 : 송광사 홈페이지

능소화까지 어우러진 여름의 송광사는 향기로운 꽃내음과 형형색색의 여름빛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오래된 전통 속에 살아 숨 쉬는 꽃들이 현대인의 지친 마음에 작지만 분명한 위로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송광사는 하절기(4월~10월)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연중무휴로 개방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 시설도 완비되어 있어 차량으로의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자연 속에서 천천히 걷고 싶은 이들에게도, 역사와 전통의 공간에서 정신적인 쉼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도 열려 있는 공간이다.

배롱나무
출처 : 송광사 홈페이지

한편, 좀 더 깊은 체험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자율형, 휴식형, 체험형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템플스테이는 묵언과 참선, 예불과 차담, 무소유길 산책 등의 일정으로 구성되며, 단순한 숙박을 넘어 하루 동안 스스로와 마주하고 자연과 하나 되는 시간을 제공한다.

본관 기준 성인 1인당 주말 9만 원, 평일 8만 원이며, 중고생은 5만 원, 초등생은 4만 원이다. 템플스테이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별도의 자격 조건은 없다. 개인 세면도구, 여름철 양말, 편안한 옷차림 등 간단한 준비물만 챙기면 된다.

7월에서 8월 사이, 배롱나무꽃이 절정에 이르고 연꽃과 능소화가 차례로 피어나는 지금이야말로 송광사를 찾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꽃과 고찰, 사색과 휴식이 있는 이 공간에서 무더위를 잠시 잊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여름을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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