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2m 폭포가 쏟아진다”… 이국적인 광경을 선사하는 여름 여행지

화산섬 제주에서 만나는
폭포·난대림·희귀종이 어우러진
천지연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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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천지연 폭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홍동 666-1에 위치한 천지연 폭포는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경관 중 하나로, 한여름이면 시원한 폭포수와 푸르른 난대림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하는 여름 여행지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천지연폭포는 높이 약 22m, 폭 12m에 달하는 거대한 폭포로, 폭포 아래에는 수심 20m에 이르는 깊은 푸른 웅덩이가 형성되어 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 고요하면서도 신비로운 물빛이 펼쳐지며 눈앞에 장관을 이룬다. 제주에서 이처럼 규모감 있는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제주 섬이 가진 특유의 지질 구조와 화산활동의 흔적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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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연 폭포)

폭포 하단에는 화산물질과 해양 퇴적물로 이뤄진 ‘서귀포층’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위를 덮고 있는 약 40만 년 전 분출된 용암층은 시간이 흐르며 침식 작용을 받아 폭포가 점점 상류로 이동하고 깊어진 결과, 오늘날과 같은 웅장한 폭포가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하천이 발달했고, 서귀포 해안선을 따라 계단형 지형과 여러 개의 폭포 지대가 생겨나 천지연뿐 아니라 제주 남부 해안 곳곳에서 아름다운 폭포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곳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서 생태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는 공간이다. 천지연 계곡 일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난대림 지역이다.

제주 남부의 따뜻하고 습한 기후를 바탕으로 담팔수, 구실잣밤나무, 산유자나무, 동백나무, 솔잎난, 사스레피, 후박나무 등 수많은 난대성 식물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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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천지연 폭포)

특히 솔잎난과 담팔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 식물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곳에는 식물뿐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258호인 ‘무태장어’도 간혹 서식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무태장어는 아프리카 동부,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일본, 대만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뱀장어과의 대형 열대성 어종이다.

국내에서는 섬진강과 거제도, 영덕오십천 등지에서만 드물게 발견되는 매우 희귀한 어종이라고 할 수 있다.

천지연폭포의 맑고 깊은 웅덩이는 이 무태장어가 잠시 머무는 데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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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연 폭포)

천지연폭포는 이처럼 지질학적, 생태학적, 경관적 가치를 모두 품은 복합적인 명소이다. 특히 폭포를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에서는 난대림 숲 사이를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정자에 앉아 폭포의 낙수를 바라보는 평화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해 질 무렵에는 폭포 조명이 켜져 야경 명소로도 손꼽히며, 제주 여행의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제격이다.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물줄기와 숲이 어우러진 천지연폭포를 걷다 보면, 마치 제주가 아닌 외국의 어느 열대 섬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고요하면서도 생명력이 넘치는 이 공간은 단순한 폭포 이상의 매력을 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름의 한 페이지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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