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더 찾게 되는 청정 계곡
물길 따라 숨은 비밀의 아홉 굽이
영화 촬영지도 된 자연의 보고
“도심의 열기를 벗어나고 싶다면 지천구곡으로 향해보라.” 굽이진 물길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곳은 발길을 들이는 순간부터 사람을 압도한다.
시원한 물소리와 맑은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답답한 숨통을 열어주고, 마치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길게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가 열리고, 물 위로 부서지는 햇살이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지천은 칠갑산 깊은 숲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어을하천과 작천을 지나 지천을 이루고, 결국 금강으로 스며드는 계곡이다.
특히 협곡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은 예로부터 풍광이 빼어나기로 소문났으며,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계곡을 둘러싸며 만들어낸 장관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곳이 바로 ‘지천구곡’이라 불리게 된 이유다.
계곡 주변에는 동사리, 미호종개, 참게 등 48종의 어류가 살아 숨 쉰다. 맑은 물이 천천히 흐르고 수심도 깊지 않아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들이 발을 담그고 물살을 느끼며 여유를 즐기기 좋다. 까치내계곡과 물레방앗간유원지는 특히 여름휴가철이면 방문객들로 붐비는 명소다.
도로를 따라 차를 몰고 달리면,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마저 그림처럼 아름답다. 차창을 열고 불어오는 시원한 계곡 바람은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영화 속 배경이 된 천혜의 자연
지천구곡은 훼손되지 않은 청정 자연 덕분에 영화 촬영지로도 선택됐다. 김주혁과 정려원이 주연한 영화〈적과의 동침〉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다.
1950~60년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릴 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촬영 당시의 풍경을 상상하게 되고, 돌아가는 길에는 계곡물이 반사한 햇빛이 여행의 여운을 남긴다.
지천구곡은 충청남도 청양군 대치면 지천구곡로 424-7에 자리 잡고 있다.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주차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로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안내는 청양군청 관광과(041-940-249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놀이,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계곡을 즐길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도심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이 천혜의 풍경은 잠시나마 일상을 내려놓게 만드는 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