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이 감싸는 육지 속 섬
선비의 정신이 살아있는 무섬마을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자리한 무섬마을은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육지 속 섬마을’로 전통과 자연, 선비 정신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여행지다.
이 마을의 이름은 본래 ‘수도리(水島里)’로, 내성천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지형에서 비롯되었으며, 물에 떠 있는 섬과 같은 모습으로 인해 ‘무섬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무섬마을은 봉화 닭실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양반문화의 향기를 간직한 대표적인 전통 마을이다.

이곳은 1666년 반남 박씨 박휘가 터를 잡은 이후 선성 김씨가 문중혼을 통해 정착하면서 지금까지 두 성씨가 함께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오고 있다.
40여 채에 이르는 전통가옥 중 30여 채는 조선 후기 사대부가의 양식이며, 그중 16채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온 고택들이다.
특히 ‘ㅁ’자 구조의 전통 양반 가옥이 이어지는 모습은 경북 북부 지역 고유의 가옥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며, 마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문화유산이라 할 만하다.
마을의 중심을 잇는 외나무다리는 무섬마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산이다. 과거에는 마을 안팎을 연결하던 유일한 통로로, 사람들은 이 다리를 통해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가거나 상여를 메고 나가며 일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지금은 현대식 다리가 생겼지만, 외나무다리는 여전히 그 역사성과 전통을 간직한 채 마을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섬마을은 강줄기와 산줄기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지형미로도 유명하다. 마을 뒤편의 태백산 줄기와 강 건너 소백산의 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성천과 서천이 만나는 이곳은 태극의 음양이 어우러지는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으로도 불린다.
앞산에 올라 내려다보면 마을은 연꽃이 피어난 듯한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풍수적으로 학자와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명당이라 전해진다.
무섬마을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무섬외나무다리축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무섬문화재 등 지역 고유의 전통 행사가 열린다.

전통한옥 숙박체험을 비롯해 도자기, 염색, 사군자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풍부하다.
마을 안에는 해우당(경북 민속자료 제92호), 만죽재(경북 민속자료 제93호)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고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무섬문화촌에서는 최대 100여 명까지 숙박할 수 있는 현대식 시설과 족구장, 샤워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기업 연수나 가족 단위 여행에도 적합하다.
수백 년의 시간 속에서도 조용히 흘러온 자연과 그 속에 뿌리 내린 선비의 삶, 그리고 소박하지만 기품 있는 문화가 공존하는 무섬마을은, 외나무다리를 건너 만나는 또 하나의 세계이자 진정한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