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풍경, 한 번은 꼭 봐야 합니다”… 20미터 절벽 낙수의 위엄, 옥계폭포

절벽을 가른 물줄기,
시인들이 머문 이유
시간을 멈추는 소리의 풍경
옥계폭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동군 옥계폭포 또는 박연폭포)

깎아지른 절벽에서 거침없이 떨어지는 물줄기. 그 아래 선 순간, 누구나 말을 잃는다. 물소리는 웅장하면서도 정겹고, 물안개는 마치 시간이 머문 듯 고요하다.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난계로 2, 송학사 인근에 자리한 이 폭포는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다.

‘옥계폭포’, 또는 국악의 거장 난계 박연 선생의 이름을 따 ‘박연폭포’로도 불리는 이곳은, 물과 바위, 숲이 어우러진 풍경만으로도 여행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높이 약 20미터의 폭포수는 절벽을 타고 떨어지며 그 아래 계곡으로 흘러들고, 그 소리는 들을수록 마음을 정화시킨다.

예로부터 이곳은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글을 남기며 감탄했던 장소다. ‘왜 그들이 이곳을 찾았는지’는, 폭포 앞에 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시원의 미학

옥계폭포의 백미는 단연 그 절벽 낙수다. 약 20미터 높이에서 거침없이 낙하하는 물줄기는 대자연의 힘을 실감하게 한다.

옥계폭포
출처: 영동군청 (영동군 옥계폭포 또는 박연폭포)

하지만 그 위용이 마냥 거칠지만은 않다. 주위를 감싸는 천모산의 녹음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물소리조차 음악처럼 들려온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명소가 아닌, 인문학의 향기를 머금은 공간이다. 국악의 거장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은 이유도 그저 풍광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음률 속에서 예술혼을 다듬었던 그의 자취는, 지금도 폭포의 낙수에서 살아 숨 쉰다.

옥계폭포로 향하는 여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이다.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서 천모산 골짜기로 접어든 뒤, 약 1km가량 산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이 길은 자동차로는 닿을 수 없기에, 오롯이 걷는 자의 몫이다.

옥계폭포
출처: 영동군청 (영동군 옥계폭포 또는 박연폭포)

하지만 그 길은 지루하지 않다. 매표소에서부터 이어지는 오솔길은 깊은 숲과 계곡, 그리고 산중 저수지를 지나며 쾌적하고 상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 물 위에 일렁이는 그림자,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까지. 폭포에 닿기 전, 이미 자연은 모든 감각을 깨운다.

국악의 숨결을 따라 걷다

폭포 인근은 국악의 향기로 가득하다. 난계사, 난계생가, 국악기제작촌, 국악박물관까지, 단순한 볼거리 그 이상이다.

이곳은 한국 전통음악의 근간을 이룬 인물 난계 박연의 고장이자, 그의 흔적이 살아 있는 곳이다.

옥계폭포
출처: 영동군청 (영동군 옥계폭포 또는 박연폭포)

옥계폭포는 자연과 전통, 여유와 예술이 만나는 드문 장소다. ‘절경’이라는 단어조차 모자랄 만큼 그 매력은 풍부하다.

하루쯤은 속도를 늦추고, 이 낯선 고요 속에 몸을 맡겨보자. 그 순간, 소리 없는 울림이 마음을 채워줄 것이다.

0
공유

Copyright ⓒ 트립젠드.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