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전설과 낙조가 깃든 산길
강화 고려산 트레킹

강화도에서 사계절 고요한 힐링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산, 바로 고려산이다. 고려의 정기와 유서 깊은 사찰들이 품은 역사, 그리고 해 질 녘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봉의 풍경까지. 수도권 근교에서 부담 없이 아침 등산이나 산책형 산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명소다.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에 위치한 고려산(436m)은 오련산이라는 옛 이름을 가졌다. 고구려 장수왕 4년, 천축국에서 온 승려가 다섯 가지 색의 연꽃이 핀 오련지를 발견하고,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각각 다섯 사찰을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바로 적련사(적석사),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가 그것이다. 이처럼 고려산은 오랜 역사와 함께 종교적 전통,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이다.

고려산 일대는 고구려 토성과 130기 이상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으며, 북쪽 시루미산은 연개소문의 출생지로도 알려져 있어 아침 시간대 역사탐방을 겸한 산행 코스로 특히 인기가 많다.
서쪽으로 향하다 보면 적석사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곳에는 조선 숙종 40년(1714)에 세워진 ‘고려산적석사지’라는 사적비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사찰은 고구려 말기 몽고 침입 당시 왕의 행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고려산 등산로는 총 세 코스로 구분된다. 1코스는 백련사에서 시작해 고려산 정상,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 낙조봉과 미꾸지고개로 이어지며 약 6.4km(총 약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고려산의 주능선을 따라 걷는 이 코스는 진달래 군락지와 함께 낙조봉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경이 특히 아름다워 봄에 다녀오기 좋은 코스다.
2코스는 청련사에서 시작해 고려산 정상을 거쳐 고비고개로 향하는 비교적 간단한 3.4km 코스로, 왕복 1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책에도 적합하다.
3코스는 고비마을에서 시작해 적석사, 낙조봉, 진달래 군락지까지 이르는 코스로, 종교문화유산과 자연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조합이다.
여름 트레킹 중에는 적석사를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아침에 고요한 풍경과 연꽃이 조화를 이루며, 붉게 물든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또한 낙조봉에서는 강화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서해 낙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에 갈대밭과 솔숲을 지나 펼쳐지는 낙조는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풍경으로 남는다.
강화도의 고려산은 교통 접근성도 좋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도 부담이 없다. 역사와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길 위에서 고요한 아침 등산이나 오후 낙조 산책까지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수도권 트레킹 명소는 드물 것이다.
올해 아침에 수도권에서 맑은 일출을 보면서 기운을 얻고 싶다면, 고려산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멋진곳 취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