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내연산,
상생폭포부터 연산폭포까지
물소리 따라 걷는 피서형 산행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3에 자리한 내연산은 무더운 여름철, 물소리와 함께 걷는 시원한 산행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높이 930m의 내연산 자락에는 보경사를 중심으로 약 10km에 달하는 계곡이 흐르고, 그 계곡을 따라 이름 그대로 12개의 폭포가 연이어 펼쳐져 있다.
‘12폭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계곡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연 경관으로, 특히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비는 명소다.

산행은 보경사 앞에서 시작된다. 절 앞으로 시원하게 물줄기가 흘러가며, 이 물길은 마을 논밭에도 이어질 만큼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면 활엽수림이 짙게 드리워져 있어 그늘이 많고, 바위길과 데크길, 흙길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발걸음이 지루할 틈이 없다.
무엇보다 여름철엔 계곡물이 풍부하고 바람도 서늘해 초등학생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로 손꼽힌다.
산행을 시작하고 30분쯤 지나면 제1폭포인 ‘상생폭포’가 반긴다. 사자쌍폭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폭포는 이름처럼 두 갈래로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이어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등 개성 넘치는 폭포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각기 다른 바위 절벽과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이 이어진다. 잠룡폭포 아래는 영화 〈남부군〉의 목욕 장면이 촬영된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 계곡의 절정은 단연 제6폭포인 ‘관음폭포’와 제7폭포인 ‘연산폭포’다. 관음폭포는 높이 72m에 이르는 쌍폭으로, 폭포 사이 바위 벽에는 약 10평 크기의 관음굴이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어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경관을 자랑한다.
이어 만나는 연산폭포는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며 떨어지는 물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렁찬 물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그 시원한 물보라는 얼굴을 식혀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실제로 연산폭포까지는 비교적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왕복 1시간 30분~2시간 정도면 누구나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다.

보통 이 연산폭포까지가 하이라이트로 여겨지며, 이후 제8폭포부터는 경사가 가팔라지고 길이 험해져 많은 이들이 여기서 산행을 마친다.
산행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보경사를 들러보길 권한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 523에 위치한 이 사찰은 신라 진평왕 때 지명법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 삼국을 통일할 힘이 깃든 명당이라 불렸던 전설이 전해진다.
보경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적광전을 비롯해 원진국사비, 보경사부도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으며, 사찰 주변으로는 송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 조용히 걸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도 좋다.
시원한 물소리와 울창한 숲길, 역사 깊은 고찰이 어우러진 내연산 트레킹은 여름마다 다시 찾고 싶은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
연산폭포 앞에서 터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마주한 순간, 이곳이 여름 산행의 성지라 불리는 이유를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