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석굴 가람과 선무도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골굴사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기림로 101-5에 자리한 골굴사는 약 1,500년 역사를 지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굴사원으로, ‘한국의 소림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신라시대 불교가 번성하던 6세기경, 인도에서 온 광유 성인 일행이 함월산 기슭에 자리 잡으며 석회암 절벽을 깎아 만든 12개의 석굴과 마애여래불을 조성했다.
당시 이곳은 법당과 요사채로 사용되었으며, 암벽 정상에 새겨진 높이 4m, 폭 2.2m의 마애여래좌상은 현재 보물 제581호로 지정돼 있다.

모래기가 섞인 화강암에 조각된 이 불상은 오랜 세월 풍화로 훼손이 심해져 현재는 유리 지붕으로 보호되고 있다.
골굴사 석굴은 한 사람이 겨우 들어앉을 수 있는 작은 굴부터 서너 명이 함께할 수 있는 넓은 굴까지 다양한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동자승부터 노승까지 다양한 형태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각 석굴로 이어지는 길은 바위에 파 놓은 가파른 계단으로 연결돼 있으며, 정상의 마애불에 오르려면 자연 동굴을 지나야 한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남긴 ‘골굴 석굴도’에는 12처 석굴과 마애불상이 목조 와가 형태로 덮여 있었으나 현재는 전실이 모두 소실되고 바위굴만 남아 있다.

한때 교통 불편으로 퇴락했던 골굴사는 1990년대 초, 기림사 주지를 역임한 설적운 스님의 중창 불사로 현재의 가람을 갖추게 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소속 사찰이자, 불교 금강영관 양익 대종사의 법맥을 이은 ‘선무도’의 총본산으로서 세계선무도총연맹 사무국과 선무도 대학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선무도는 명상, 선요가, 선기공, 무술이 결합된 전통 수행법으로, 골굴사에서는 매일 11시 30분과 15시 30분 두 차례 시연이 진행된다(매주 월요일 휴연).
골굴사의 또 다른 매력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1992년 선무도 주말 수련회로 시작해 현재는 단체형, 체험형, 휴식형, 장기 힐링형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체험형은 선무도와 사찰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휴식형은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재충전하는 데 중점을 둔다.
2박 3일 일정으로 감포 바다에서의 야외 수련이 포함된 프로그램과 당일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골굴사가 위치한 함월산 절벽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의 한 부분으로, 풍화 작용으로 생긴 벌집 모양의 ‘타포니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마애여래불과 석굴 불상들을 둘러보면, 신라시대 장인들의 숨결과 불교문화의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전용 주차장이 갖춰져 있어 접근성도 편리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신라 불교문화의 정수를 간직한 골굴사는 역사·문화·수행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천년을 넘어 오늘에 이른 석굴사원과 선무도의 숨결은 경주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스님들 영화주인공 같네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