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더위·북적임 다 싫다면 여기가 답이다… 휴식이 필요할 때 꼭 가볼 만한 산책길 2곳

자연 속에서 무료로 즐기는 힐링
고요한 숲과 옛길이 주는 위로
증평에서 만나는 두 가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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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좌구산 명상구름다리,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충청북도 증평군은 복잡한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조용한 여행지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이곳은 깊은 숲길과 고즈넉한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 잠시라도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입장료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와 ‘분저재 옛길(비나리길)’은 증평군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핵심 코스로 꼽힌다.

한쪽은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스릴과 탁 트인 풍경을, 다른 한쪽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옛길을 걸으며 느끼는 평온함을 선사한다.

협곡 위에서 즐기는 명상의 순간, 좌구산 명상구름다리

증평군 증평읍 솟점말길 107, 좌구산 자연휴양림 안에 자리한 ‘좌구산 명상구름다리’는 길이 230m, 폭 2m의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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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증평군 (좌구산 명상구름다리)

일반적인 출렁다리가 강이나 하천을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 다리는 깊은 협곡을 연결하고 있어 그 자체로 독특하다.

다리 한가운데에 서면 발아래로 절벽과 숲이 이어지고, 바람이 불 때마다 미묘하게 흔들려 발끝까지 긴장감이 전해진다.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귓가에는 협곡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눈앞에는 좌구산의 울창한 녹음이 펼쳐진다.

이곳의 설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걸으면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마음을 비울 수 있도록 고안됐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날, 다리 위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좌구산의 청정한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든다.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우천·강풍·강설 등 기상 상황이나 휴양림 사정에 따라 개장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인근에는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차량 접근이 편리하다.

옛 마을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분저재 옛길

증평군 증평읍 율리휴양로 307에 위치한 ‘분저재 옛길’은 지금은 산책로지만, 본래는 솟점말·밤티·삼기 마을 사람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물자를 옮기기 위해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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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증평군 문화관광 (분저재 옛길)

쌀가마나 장작을 지게에 지고 걸어야 했던 이 길은 가파른 구간이 많아 과거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2009년 증평군은 이 길을 ‘힐링 산책로’로 재정비했다. 길섶에는 불교·유교·천주교를 상징하는 세 개의 쉼터를 만들고, 1008개의 목 계단을 설치해 걷는 이들이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걷다 보면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이는 숲이 길 양옆을 감싸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만든다.

길 끝에는 고요한 삼기저수지가 기다린다. 잔잔한 물결 위에 비친 하늘과 산세를 바라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진다.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와 분저재 옛길 모두 상업적인 시설이 거의 없어, 자연이 본래 지닌 모습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한쪽에서는 협곡 위를 걷는 짜릿함과 함께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다른 한쪽에서는 오래된 길을 따라 걷다가 저수지 앞에서 조용한 여유를 누린다.

도심 속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때, 혹은 깊은 산과 숲의 공기를 마시며 재충전이 필요할 때, 증평군의 이 두 장소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입장료 없이도 마음과 몸이 모두 가벼워지는 여정, 증평에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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