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붉은 카펫… 꽃무릇 군락지에서 즐기는 2025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

사찰 전체가 붉게 타오른다
상사화의 계절이 다가온다
10일간 열리는 무료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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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풍경)

“사찰이 불길처럼 붉게 타오른다.” 매년 9월 말이 되면 전라남도 영광 불갑산 일대는 수십만 송이의 꽃무릇으로 뒤덮인다.

잎과 꽃이 만나지 않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지닌 이 꽃은 ‘상사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리움과 애틋함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꽃이 아닌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한 상사화는 이제 축제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

가을이 깊어질 무렵 불갑산에 들어서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붉은 꽃물결이 산사 전역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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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풍경)

상사화는 생물학적으로 꽃무릇(Lycoris radiata)에 속하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마주치지 않는 특이한 생태 덕분에 그리움의 정서를 담는다.

이 문화적 상징성은 사진 한 장을 넘어, 사람들의 감정을 흔드는 매개체가 된다. 특히 고즈넉한 사찰과 어우러진 풍경은 여느 가을 축제와는 다른 깊이를 선사한다.

올해로 25회를 맞는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불갑사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랑 머물GO!, 상사호랑 찍古!”라는 주제 아래, 상사화의 아름다움과 그 상징성을 공연·전시·체험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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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풍경)

낮에는 상사화 꽃길을 걷고, 밤에는 조명이 어우러진 ‘달빛야행’을 즐길 수 있다. 창극과 국악단 공연, 산사음악회가 무대를 채우고, 대학가요제와 다문화 춤 페스티벌 등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도 이어진다.

축제 현장에서는 상사화를 재해석한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분재와 약용식물, 야생화 전시, 시화전까지 준비돼 있으며, 관람객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SNS 사진 인화, 전통 혼례를 재현한 상사화 결혼식, 우체통 체험 등 일상에서 경험하기 힘든 요소들이 마련됐다.

올해는 친환경 운영 방식을 도입해 다회용기를 확대하고, 관람객 편의를 위한 빈백쉼터, 모유수유실, 셔틀버스 등 편의시설도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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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풍경)

축제는 10일 동안만 열리고, 입장은 무료다. 불갑산은 국내 최대의 상사화 자생지로, 붉게 물든 풍경은 오직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다.

주차 공간과 휠체어·유모차 대여 서비스, 의료지원반 운영까지 갖춘 이번 행사는 접근성과 안전성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짧은 계절의 문턱에서만 펼쳐지는 붉은 장관, 올해 가을엔 그 애틋한 풍경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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