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이도 충분하다… 열차·버스로 이어지는 충남 보령시 역사 나들이

차 없이 떠나는 역사 산책
열차와 버스로 이어진 길
보령 충청수영성의 시간 여행
보령
출처 : 보령시 (충청수영성)

차가 없어도 충분하다.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충남 보령의 한적한 해안에는 조선의 군사 요충지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때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 하나하나를 쌓아 올린 성곽은 지금은 고요한 산책길로 변해, 과거의 치열했던 시간을 오늘날 여행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보령 오천면에 위치한 충청수영성은 1509년 조선 중종 때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축성한 석조 성곽이다.

전체 둘레는 약 1,650미터로, 자라 모양의 지형을 따라 축조돼 서해의 해상 정세를 감시하기에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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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보령시 (충청수영성)

치성과 곡성이 곳곳에 세워져 당시의 방어 체계를 엿볼 수 있으며, 충청 수군의 본영 역할을 했던 이곳은 전략적 요충지로 기능했다.

세조 12년인 1466년 설치된 수영을 기반으로 군사 작전이 이어졌고, 성 안에는 동헌과 각종 관아가 들어섰다.

대부분 소실됐지만 진휼청과 장교청, 공해관은 여전히 남아 당시 건축 양식을 증언한다. 특히 아치형으로 지어진 서문 망화문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석재 구조로 성의 위엄과 조선 석조 건축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충청수영성의 가치는 인근 오천항과 연결될 때 더욱 분명해진다. 오천항은 백제 시대부터 중국과의 교역이 이어졌고 고려 시대에는 왜구를 막는 군선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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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충청수영성)

조선은 이곳을 충청 수군의 지휘부로 지정하며 서해 방어의 중심에 두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충청수영성은 2009년 8월 24일 국가 사적 지정 문화재로 등록됐다.

보령 충청수영성은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접근 가능하다. 기차는 장항선이 서울에서 대천역까지 하루 16회 운행하며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장항에서도 대천까지는 1시간 거리로 연결된다. 버스의 경우 서울에서 하루 32회 출발하며 2시간에서 3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대전에서도 하루 54회 운행돼 약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군산에서도 하루 14회 버스가 운영돼 접근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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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보령시 (충청수영성)

다만 성곽 내부 일부 구간은 경사가 있어 운동화 착용이 권장되며, 운영 시간이나 관람 관련 안내는 보령시 문화관광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군사 요충지였던 충청수영성이 이제는 여행자들에게 평화로운 산책길이자 역사 공부의 현장이 됐다.

차가 없어도 열차와 버스를 갈아타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바다와 성곽, 그리고 시간의 흔적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전한다. 올가을, 바다와 역사가 함께하는 충남 보령 충청수영성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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