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모여드는 도심 속 호수
산책·생태학습 함께 즐기는 공간
의왕시 대표 가족 여행 명소

도심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있다. 호수 위를 날아오르는 철새, 물결 따라 흔들리는 갈대, 그리고 호숫가를 따라 걷는 시민들의 여유로운 발걸음. 경기도 의왕시에 자리한 왕송호수는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다.
농업용으로 만들어졌던 이곳은 이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생태호수로 변모해, 시민들의 쉼터이자 생태학습의 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왕송호수는 1948년 1월, 당시 수원군 일왕면의 ‘왕(旺)’과 매송면의 ‘송(松)’에서 이름을 따와 조성된 저수지다.
길이 640m의 제방과 29만 평 규모의 수면은 오랜 세월 동안 농업용수를 공급하며 지역의 농경지를 지탱했다. 하류 지역의 도시화로 농업적 기능은 줄었지만, 그 자리를 대신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호수 주변은 데크와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한 바퀴를 천천히 도는 데 부담이 없다.
근처 주민들은 아침마다 이곳을 조깅 코스로 삼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호숫가를 거닐며 바람과 풍경을 만끽한다. 산책로 옆으로는 레일바이크가 달려 색다른 풍경을 더한다.
왕송호수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청둥오리와 원앙 같은 겨울 철새, 해오라기와 뻐꾸기 같은 여름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
도요새, 멧새 같은 나그네새까지 포함하면 무려 130여 종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이렇게 다양한 조류를 만날 수 있는 호수는 흔치 않다. 학생들의 생태학습 현장으로도 자주 활용되는 이유다.
봄이 되면 호숫가 초평동 방면에는 조개나물과 할미꽃이 만발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호수 주변에 자라는 콩배나무, 떡신갈나무, 제방의 솔새 군락은 왕송호수만의 독특한 자연 생태를 보여준다.
왕송호수는 단순히 자연만 즐기는 곳이 아니다. 2002년 문을 연 왕송호수공원은 습지와 도섭지, 관찰데크 등을 갖추어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이곳은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 의왕레일바이크와 연계돼 다채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매년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의왕철도축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행사다.
공원은 24시간 무료 개방되며, 휠체어 출입도 가능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의왕역에서 도보나 버스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자가용으로도 접근성이 좋다.

왕송호수는 저수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도심 속 생태 공간, 시민의 쉼터, 그리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9월처럼 선선한 계절에 찾는다면, 철새와 꽃, 그리고 호수의 고요함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