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 숲길의 울림
무료로 즐기는 시민 쉼터

푸른 숲이 길게 펼쳐지고 그 사이로 계절의 색채가 차례로 피어난다. 어느 날은 향긋한 꽃향기에 발길을 멈추고, 또 어느 날은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의 노래를 듣는다.
높이 솟은 나무들이 마치 성벽처럼 길을 감싸고, 꽃잎은 계절마다 다른 이야기로 길손을 맞는다.
이 정원은 특별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찾아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사계절 정원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에 자리한 아가페정원은 지역 제4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곳이다.
이곳은 원래 1970년 고(故) 서정수 신부가 설립한 노인복지시설 아가페정양원 안에 꾸며진 정원에서 시작되었다.
시설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으나, 2021년 정식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이후 정비사업을 거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쉼터 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지금은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산책지로 자리 잡았다.

정원에는 메타세쿼이아,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17종 1,400여 그루가 넘는 수목이 뿌리내리고 있다. 특히 세로로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이곳의 대표적인 장관이다.
걷는 내내 하늘을 찌를 듯 뻗은 나무가 양옆을 둘러싸며, 숲길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을 준다.
그 아래에는 향나무와 소나무, 백일홍과 오엽송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완성한다.
꽃이 피어 물드는 길 위의 계절

아가페정원의 산책길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봄에는 수선화와 튤립, 목련이 차례로 피어나고, 이어서 꽃양귀비와 샤스타데이지가 길가를 물들인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고려연산홍 터널이 화려한 꽃길을 만들며, 신록의 공작단풍 새싹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여름철에는 루드베키아와 금계국이 햇살을 닮은 노란 빛으로 피어나 산책길을 환하게 밝힌다.

가을에는 빨강과 노랑의 상사화가 피어나며, 단풍이 물든 숲길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11월의 공작단풍은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빛깔로 정원의 절정을 장식한다.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닌 나무들이 길을 지키며 사계절 내내 변치 않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벚꽃 쉼터, 밤나무길, 향나무 산책길, 은행나무숲까지 곳곳이 자연의 무대가 되어 방문객을 맞는다.
무료로 누리는 시민들의 쉼터

아가페정원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장료 없이 만날 수 있는 이 넓은 정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열린 숲속 휴식처다.
도심에서 벗어나 잠시 걷기만 해도 마음이 정리되고,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정기 휴일은 매주 월요일이며, 주차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의 편의가 보장된다.
꽃과 숲, 그리고 계절의 이야기를 간직한 이곳은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푸른 숲의 깊은 울림 속에서, 아가페정원은 오늘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