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인형극 전용 극장
춘천에서 열리는 특별한 축제
책과 무대가 만나는 순간

어릴 적 동화책의 장면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다면 어떨까. 익숙한 이야기 속 인물들이 목소리를 얻고 몸짓을 가질 때, 독자는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이야기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춘천의 무대는 바로 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형극만을 위해 지어진 극장이 있어,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보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현재의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인형극의 매력이 새롭게 다가온다.
국내 유일 인형극 전용극장, 춘천인형극장

춘천인형극장은 2001년 설립된 춘천인형극제가 중심이 되어 운영해온 문화예술 공간이다.
공연과 교육, 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며, 인형극을 단순한 어린이 공연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 발전시켜 왔다.
춘천시가 다시 위탁해 관리한 이후, 이곳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거점이자 세계 인형극의 중심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창단한 춘천시립인형극단은 전국 최초의 시립 인형극단으로, 매년 정기 공연과 특별 공연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관객을 위한 작품도 준비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원들은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예술단체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겨울방학을 위한 특별 무대

오는 11월 15일부터 23일까지 춘천인형극장에서는 ‘퍼펫 그라운드, 인형극 한마당’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국내 유일 인형극 전용극장을 거점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입주 극단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다.
총 7개 팀이 참여해 각기 다른 개성을 담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백스테이지 투어와 체험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다.

관객들은 무대 위 인형의 움직임뿐 아니라, 그 뒤에서 숨은 손길들이 어떻게 작품을 완성하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이는 공연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하는 순간이다. 일부 공연은 현장 예매도 가능하지만,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는 사전 예매를 이용하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가 3만 원의 공연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으며, 기념품도 함께 제공된다. 이는 관객에게 작품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뜻깊은 기회로 여겨진다.
책이 무대로 변하는 전시

올해 여름부터 이어지고 있는 춘천인형극박물관의 기획전 <Read, Watch, Wonder : 책을 펼치는 순간, 인형극이 시작된다>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인형극 대본 다섯 편을 엄선해 영어로 번역, 『인형극 대본집』으로 발간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책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며, 관람객은 마치 책 속을 산책하듯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는 관람객에게 “이야기가 움직일 때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 준다.
전시는 12월 말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지역을 넘어 세계로

춘천인형극제는 30년 넘게 이어오며 세계 인형극계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왔고, 이번 겨울에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춘천인형극제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창작자와 관객이 만나는 소통의 장’으로 기획됐다.
관계자는 이번 무대가 “인형극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춘천은 이제 인형극의 도시를 넘어 세대를 잇고 세계와 이어지는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했다. 올겨울, 이곳을 찾는다면 무대 위 인형들과 특별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