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가운데 습지공원”… 평택 고덕동의 숨겨진 산책 명소

사계절 산책 즐기는 고요한 숲
도심 가까운 여유로운 쉼터
평택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평택 봉골근린공원,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엄정오)

초입에서부터 공기는 묘하게 다른 결을 지닌다. 도시의 소음은 서서히 뒤로 물러나고, 대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잔잔한 초록빛이 번져 나오며,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음이 느긋해진다.

발걸음은 빠르지 않아도 충분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낯선 풍경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조차 느슨해진 듯, 익숙한 일상과는 다른 리듬이 몸에 스며든다.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 그것이 이곳에서의 경험이 된다.

봉우리와 골짜기가 빚어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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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평택 봉골근린공원,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엄정오)

평택 고덕동에 자리한 봉골근린공원은 고덕 국제 첨단산업단지 남쪽에 펼쳐져 있다.

이곳은 봉골저수지를 품은 채 조성되었으며, ‘봉골’이라는 이름은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골짜기를 뜻하는 오래된 지명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과거 한류목장 남쪽 골짜기라 불리던 곳으로, 지금은 도시 한가운데서 자연을 품은 쉼터로 다시 태어났다.

저류지와 관찰데크는 산책객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이자 배움의 현장으로 기능하며, 환경정화숲은 공기의 질을 더 맑게 만들어준다.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생활 속 녹지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도시 속 마지막 습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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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평택 봉골근린공원,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엄정오)

봉골저류지는 본래 인근 농경지에 물을 대던 중요한 늪지였다. 그러나 평택 시내의 빠른 개발로 위기에 처하면서 이곳은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었다.

멸종 위기에 놓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수원청개구리 같은 소생물이 옮겨와 살아가는 서식지가 된 것이다. 도시 속에서 이처럼 다양한 생명을 지켜내는 습지는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산책로는 나무데크로 둘러져 있어 발길이 닿는 곳마다 습지의 식생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안내판은 어떤 생물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알려주어 이해를 돕는다.

단순히 걷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의 소중함을 체감하는 길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학습의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시민과 함께하는 생활형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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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평택 봉골근린공원,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엄정오)

공원은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산업단지 인근에 있어 임직원과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휴식처로 자리한다.

사계절 내내 개방되어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도 언제든 찾을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자연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크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한다면 봉골근린공원은 가장 가까운 해답이 되어 준다.

도시의 바쁜 하루 속에서 이 공원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내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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