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발자취 따라가는 길
천년 샘물과 문화의 향연
청주에서 만나는 가을 축제

가을의 문턱에 서면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 쉼터를 찾는다. 바람은 서늘해지고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며, 오래된 이야기와 만나는 계절이 된다.
그 속에서 특별한 향기가 피어오르는 곳이 있다. 물결처럼 이어진 역사의 자취와 함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샘이 그곳을 지켜내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축제를 맞이한다. 바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의 만남을 기리는 자리다.
세종과 초정, 역사 속 특별한 인연

세종대왕은 1444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초정을 찾았다. 무려 120여 일을 머무르며 소갈증과 안질을 치료하고, 휴식 속에서도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소헌왕후와 세자, 막내 영웅대군, 그리고 집현전 학자들이 함께하며 행궁은 작은 궁궐처럼 활기를 띠었다.
초정은 단순한 요양지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를 완성하는 데 힘을 쏟았고, 청주향교에 책을 내리고, 노인들을 초대해 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또한 편경 제작과 농업 정책 논의까지 이어지며 왕의 애민정신이 그대로 담겼다.
오늘날 초정약수는 600년 넘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샘물로 남아 있다. 세계 3대 광천수로 알려진 이 물은 신진대사를 돕고 위장 기능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피부 질환 완화에도 효과가 있어, 그 자체로 역사와 건강을 잇는 자연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2025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세종과 초정의 만남을 기리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가 오는 2025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행궁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재해석해 현대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축제는 무료로 진행되며, 체험 부스 참여 시에만 소정의 비용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세종대왕이 초정으로 향하던 장면을 재현하는 ‘어가행차’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장식, 약수의 신비로움과 풍요를 기원하는 영천제, 그리고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며지는 개막식이 있다.

특히 어가행차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왕의 행렬을 되살리는 장관으로 기대를 모은다.
초정 공연마을에서는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무대가 이어진다. 음악과 춤, 연극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다른 공간인 한글 이야기마을에서는 ‘조선유람단’이라는 거리극이 세종과 초정약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한편, 초정포럼에서는 지역의 미래와 발전 전략을 논의하며 축제의 의미를 학문적으로 확장한다.
샘물과 함께하는 문화의 울림

초정약수축제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초정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동시에, 지역민과 방문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무대다.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세종의 행궁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와 샘물을 경험하며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청주시와 청주예총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참여와 공감’,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단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문화 자원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2025년 가을, 초정의 맑은 샘과 함께하는 이 축제는 단순한 여행을 넘어 역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