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으로 물드는 제주의 언덕
가을에만 만나는 특별한 정원
여행객 몰리는 10월의 비밀 풍경
가을 하면 단풍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주는 조금 다르다. 10월이 되면 나무보다 먼저 분홍빛을 띠는 풀 한 송이가 언덕과 정원을 덮는다.
흐드러지게 번지는 그 풍경은 사진으로 접할 때보다 훨씬 몽환적이며, 해 질 무렵이면 연무처럼 피어올라 보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핑크뮬리다. 제주만의 이색적인 가을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대표 장소가 바로 서귀포시 표선면에 자리한 ‘제주허브동산’이다.
제주허브동산은 2000년부터 조성 과정을 시작해 5년간의 정비 끝에 문을 열었다. 약 6만 제곱미터 규모의 이 정원은 단순한 식물 전시 공간이 아니라 산책과 체험,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형 자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180종 이상의 허브와 국내 야생화, 정원식물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감귤 체험농장도 함께 운영돼 사계절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10월이 되면 정원의 일부 구역에 심어진 핑크뮬리가 절정을 이룬다. 오전 햇살과 오후 역광이 교차할 때, 언덕과 산책로는 분홍빛으로 가득 물들어 마치 안개가 피어오른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시기에는 자연광을 활용한 촬영이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여행객들이 몰려든다. SNS 속 익숙한 풍경이지만, 직접 마주했을 때의 감탄은 비교할 수 없다.
제주허브동산의 매력은 풍경에만 그치지 않는다. 곳곳에 마련된 허브 전문 매장과 관련 상품 판매 공간, 허브 퓨전 요리를 제공하는 카페, 그리고 실내 허브체험관까지 있어 오감을 자극한다.
또한 가족 단위부터 단체 방문객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2천 평 규모의 감귤농장은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도 활용되며, 직접 수확을 통해 농업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숙박 시설 또한 조용한 휴식을 위해 독립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객실 창문을 통해 한라산과 일출,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제주허브동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족욕 체험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자세한 안내는 전화(064-787-7362)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10월, 단풍보다 앞서 찾아오는 제주의 분홍빛 가을을 경험하고 싶다면 제주허브동산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카메라에 담는 순간조차 아까울 만큼, 눈으로 직접 즐기는 그 순간이야말로 진짜 가을의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