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견뎌낸 나무의 황금빛
사찰 깊은 숲속에서 만나는 가을
버스로 닿는 서울 근교 명소

가을이 시작되기 전, 단풍보다 먼저 황금빛으로 물드는 나무가 있다. 무려 1,100년의 세월을 품은 은행나무다.
그 아래에 서는 순간, 여행자는 역사의 무게와 계절의 낭만을 동시에 느낀다. 이 특별한 나무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사찰 용문사 경내에서 만날 수 있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수령 약 1,100년으로 추정되며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돼 있다. 높이는 60미터에 달하고 둘레는 15미터에 이른다.
매년 10월 말이면 전국 단풍 지도보다 먼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장 이른 가을 풍경을 보여준다. 나무 아래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며, 긴 세월을 견뎌온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 서기 913년에 창건된 사찰로 전해진다. 창건자가 대경대사라는 설과 경순왕이 친히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와 조선을 거쳐 수차례 중창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의병 활동의 거점으로 활용되며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현재의 모습은 1909년 취운스님이 불타 없어진 전각을 재건하며 갖추어졌다.
1930년대 이후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등이 차례로 복원되며 지금의 모습을 이룬 것이다. 사찰에는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 부도와 사리탑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전각과 조각물은 숲길과 조화를 이루어 방문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10월이면 은행나무가 물들이는 황금빛 낙엽이 경내를 가득 채우며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그 풍경은 단순히 가을 경치를 넘어서 역사와 불교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체험으로 이어진다.
서울에서 접근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약 1시간 20분, 상봉터미널에서는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용문역에 도착한 뒤, 용문사행 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사찰 입장료는 성인 기준 2,500원이며 65세 이상은 무료다. 주차 시설도 갖춰져 있어 자가용 방문객에게도 편리하다.
서울 근교에서 단풍보다 먼저 가을을 맞이할 수 있는 곳, 천년의 시간을 품은 용문사 은행나무야말로 10월 특별한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