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따라 물드는 가을의 색
부산의 생태공원 세 곳 이야기
꽃길로 이어지는 도심 속 휴식처

가을빛이 강을 따라 번지고 있다. 바람은 한결 선선해졌고, 강변의 들풀은 저마다의 빛으로 물들어간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이런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하는 풍경, 그리고 자연이 그려낸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공간. 그곳이 바로 부산의 낙동강 생태공원이다.
황금빛 코스모스와 분홍빛 억새, 붉은 홍댑싸리가 강변을 따라 흐르며 계절의 정취를 전하고 있다.
황금빛 코스모스와 붉은 홍댑싸리, 화명생태공원

북구 화명동 일원에 자리한 화명생태공원은 낙동강 좌안을 따라 이어진 둔치지역으로, 화명 신도시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원에는 야구장과 축구장, 테니스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고루 갖춰져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가을이면 이곳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연꽃습지와 수생식물원,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해 노란 물결을 이룬다.
특히 민속놀이마당 인근에 조성된 홍댑싸리 단지는 10월 중순이면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둔치의 초록빛과 대비되는 강렬한 색채는 부산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가을 풍경이다.
산책로 곳곳에는 데크길이 이어져 있어 걷기에도 부담이 없으며,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 이용자도 편히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구조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강변 끝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연못과 습지가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수상레포츠타운과 야외수영장, 화명선착장도 가까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꽃길 산책과 더불어 다채로운 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철새와 메밀꽃이 어우러진 삼락생태공원

낙동강의 또 다른 얼굴, 삼락생태공원은 강변 둔치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과거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던 이곳은 현재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1990년대 말부터 단계적으로 조성된 공원에는 체육시설과 산책로, 습지가 균형을 이루며 자리하고 있다.
가을의 삼락에서는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밭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철새먹이터로도 활용되는 이 공간은 단순한 경관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메밀꽃이 만개한 들판은 철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며, 생태 보전의 가치를 함께 실천하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공원 내부에는 자전거 도로와 인라인 스케이트장, 야외수영장 등이 갖춰져 있어 세대 구분 없이 모두가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분홍빛으로 물드는 대저생태공원

강 건너편 대저생태공원에서는 또 다른 색의 가을이 펼쳐진다. 2번 주차장 인근에는 핑크뮬리 군락지가 넓게 조성되어 햇살에 반사되는 은은한 분홍빛이 잔잔한 물결처럼 일렁인다.
대나무숲 산책로와 어우러진 이 풍경은 가족, 연인 누구나 머물고 싶은 포토존으로 각광받고 있다.
핑크뮬리 사이를 거닐다 보면 바람결마다 잔잔히 흩날리는 빛의 입자가 계절의 변화를 전한다.
도심 속에서 만나는 이런 장면은 부산의 가을이 단순한 계절의 한 단락이 아니라, 자연이 사람에게 전하는 쉼의 순간임을 느끼게 한다.
도심 속 가을, 낙동강에서 만나다
부산 낙동강관리본부는 올해 5월부터 각 생태공원에 가을꽃을 파종해 시민들이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자연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황화코스모스, 홍댑싸리, 메밀꽃, 핑크뮬리 등 서로 다른 색과 향기를 지닌 꽃들이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며 하나의 거대한 가을 정원을 이루고 있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가을빛으로 물든 생태공원이 시민들에게 도심 속 여유로운 쉼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말처럼 낙동강의 세 생태공원은 지금,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완연한 가을의 무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