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무료 산책 명소
맑은 호수와 느린 하루
반려견과 함께 걷는 포천 고모호수공원
바람이 물결을 스치듯 고요한 호수 위로 흰 구름이 비친다. 한가로운 오후, 산 아래로는 유유히 걷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고, 햇살은 잔잔한 물결 사이로 부드럽게 번진다.
분수의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칠 때마다 공기 중에 퍼지는 물안개가 얼굴을 간지럽힌다. 이곳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가까운 도심에서 벗어나 단 한 걸음만 옮기면 만날 수 있는 포천의 작은 호수, 그곳이 고모호수공원이다.
호수 따라 걷는 2.6km의 평온한 길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에 자리한 고모호수공원은 해발 600m 죽엽산 자락 아래 자리한 호반 산책지다.
면적 약 0.18㎢의 고모저수지를 중심으로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약 2.6km에 이른다. 나무 데크길과 숲길, 흙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걷는 내내 풍경이 다채롭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 보면 벤치와 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잠시 앉아 물결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기 좋다.
공원 중앙의 광장에서는 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주말과 휴일마다 분수가 가동된다.
정오부터 오후 5시 반까지 30분 간격으로 이어지는 분수 쇼는 호수 위로 시원한 물결무늬를 그리며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바람에 흩날리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를 만들 때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층 더 맑게 번진다.
이 공원의 이름은 ‘늙은 고모님을 모시고 산 마을’이라는 유래에서 비롯되었다. 옛이야기처럼 전해지는 그 사연 덕분에 ‘고모리’라는 이름에는 오랜 정취가 묻어난다.
이름처럼 고즈넉하고 따뜻한 정서를 품은 곳으로, 누구나 천천히 걷고 머물기 좋은 산책 공간이다.
카페 향 따라 걷는 호숫가 나들이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호숫가에 자리한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눈에 띈다. 창가 자리에서는 잔잔한 호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조차 특별하게 느껴진다.
주말에는 소규모 프리마켓이 열려 지역 상인의 수공예품과 간식거리를 구경할 수도 있다.
방문객들은 “서울에서 가깝고 풍경이 좋아 종종 찾게 된다”거나 “호수를 배경으로 커피 한 잔을 즐기기 좋다”는 후기를 남긴다.

공원 입구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주말에는 다소 붐비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인근의 카페 주차장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연초록 잎이 물가를 감싸고, 여름에는 분수의 물줄기와 함께 청량한 바람이 흐른다.
가을에는 단풍빛이 호수에 비쳐 황금빛 물결을 이루며, 겨울에는 고요한 정적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반려견과 함께 걷는 ‘느린 산책’의 즐거움
고모호수공원은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곳으로, 산책길 곳곳에 배설물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다. 목줄만 착용한다면 누구나 반려견과 함께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호흡하며 걷는 풍경은 이 공원의 또 다른 매력이다. 실제로 주말이면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공원 곳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길을 걷다 보면 물고기 모양의 터널과 조형물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분수 소리와 바람이 어우러진 풍경 속, 호숫가를 걷는 순간이 곧 휴식이 된다.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의 맑음을 느끼고 싶다면 포천 고모호수공원이 그 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