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드는 핑크빛 언덕
서울 근교 낭만 나들이
허브향 따라 걷는 포천의 하루

선선한 바람이 불면,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음을 느끼게 된다. 들녘의 색이 서서히 옅어질 무렵, 한곳에서는 계절의 마지막 빛깔이 꽃피기 시작한다.
분홍빛 안개처럼 일렁이는 풀잎이 언덕을 덮고, 햇살에 비칠 때마다 부드러운 실루엣이 춤을 춘다. 이곳에서는 잠시 일상을 잊고, 자연이 만들어낸 색의 향연 속으로 발을 들일 수 있다.
지금, 가을의 낭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바람에 실린 풀 내음과 분홍빛 물결이 어우러져, 계절이 선물하는 가장 따뜻한 순간을 만나게 되는 곳이다.
핑크빛 물결로 물든 허브아일랜드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허브아일랜드는 지중해의 향기와 정취를 테마로 한 관광농원이다. 넓은 부지 곳곳에는 허브의 향이 가득 퍼지고,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물과 전시가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올해도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 ‘핑크뮬리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분홍빛 억새가 산책로를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방문객을 부드럽게 맞이한다.
핑크뮬리는 9월 말부터 10월 초에 절정을 맞이한다. 이 시기, 허브아일랜드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변한다.

핑크빛으로 물든 언덕 위를 걸으면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이 햇살에 반짝이고, 곳곳에는 사진 명소가 이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타거나, 허브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서울 근교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기에 주말 나들이지로도 인기가 높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자연의 색과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가벼운 드라이브 코스를 찾는 이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향기로운 허브의 정원, 지중해 감성 속으로

허브아일랜드는 단순한 테마파크를 넘어 ‘허브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식물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 33만㎡에 이르는 넓은 부지 안에는 250여 종의 허브와 식물이 사계절 내내 자란다.
실내에는 네 개의 전시관이 운영되며, 계절별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허브가 전시된다. 각 공간은 시각적 아름다움은 물론, 향기로 기억되는 감성적인 체험의 무대가 된다.
아이들에게는 생태체험 교육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향초·비누·방향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허브의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다.
관계자는 “허브를 통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는 취지로 이 공간을 가꿔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곳을 찾은 이들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코로 향을 맡으며 자연의 치유력을 체감한다.
여행의 마무리, 빛과 향이 머무는 시간

저녁이 되면 허브아일랜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조명이 켜지면 분홍빛 언덕 위로 따스한 빛이 내려앉고, 낮보다 더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방문객들은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의 끝을 조용히 맞이한다. 허브 향이 바람에 실려 퍼지고, 그 향기 속에서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선다.
허브아일랜드는 매주 수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하며, 반려견 동반도 가능하다. 주차는 무료이며, 입장료는 주중과 주말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올가을, 잠시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허브의 향기와 핑크뮬리의 빛깔이 어우러진 포천의 허브아일랜드로 향한다면, 그곳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가장 아름답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