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풍차가 돌고 있는 산마루
운무와 노을이 만나는 곳
그림처럼 머무는 군위의 풍광

새벽의 바람이 아직 차가운 산등성이 위로 천천히 구름이 걸린다. 구름은 능선을 따라 흘러내리며 계곡을 가리고, 그 틈새로 여명이 번진다.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 때쯤, 멀리서 회전하는 붉은 풍차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고요하면서도 생명감이 넘친다.
바람이 불어올수록 그 풍경은 더욱 선명해지고,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히 열리게 한다. 그렇게 군위 화산산성전망대의 하루가 시작된다.
구름 위에 선 산성, 고요한 시간의 전망대

군위 화산산성전망대는 해발 약 700m 높이에 자리한 곳으로, 경상북도에서 드물게 고랭지 채소가 재배되는 청정 지역이다.
맑은 공기와 사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예부터 ‘구름 위의 정원’이라 불렸다. 특히 새벽녘, 운무가 능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면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입을 모아 감탄하는 순간이다.
구름과 빛이 뒤섞이는 그 시간, 마치 신선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다소 굽이져 있으나,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천천히 오르면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다.
차창 밖으로는 산안개가 흐르고, 멀리 군위호의 윤곽이 아른거린다. 오르는 동안 귀를 간질이는 새소리와 바람의 숨결이 도시의 소음을 잊게 만든다.
정상에 다다르면 사방이 트인 시야가 펼쳐지고, 그 순간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이 밀려온다.
붉은 풍차와 액자가 만든 한 폭의 장면
전망대의 상징은 단연 붉은 풍차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천천히 회전하는 풍차는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그 모습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곳의 정취를 완성하는 중요한 풍경의 일부다.
풍차 옆에는 커다란 액자 포토존이 놓여 있다. 액자 너머로 보이는 산능선과 군위호의 반짝임은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노을이 물드는 시간, 액자 안의 풍경은 마치 유화 한 점처럼 변한다. 붉은빛이 군위호에 스며들고, 산의 윤곽이 부드럽게 번지며 하루의 마지막 빛이 풍차의 날개에 닿는다.
전망대 아래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도로 끝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주차 후 몇 걸음만 오르면 포토존과 전망대에 닿을 수 있다.
주변에는 가을마다 코스모스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길손을 맞이한다. 가을꽃 사이로 서서 바라보면, 붉은 풍차와 호수의 반짝임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노을에서 별빛까지, 머무는 시간의 아름다움

해가 기울 무렵 전망대에 서면, 시간의 흐름이 눈앞에 그려진다. 노을빛은 산마루를 따라 천천히 내려앉고, 군위호의 수면에는 금빛 물결이 번진다.
이내 해가 사라지고 나면, 푸른 어둠 속으로 별이 떠오른다. 하늘이 맑은 날이면 수많은 별이 쏟아지듯 빛나며, 전망대는 또 다른 밤의 얼굴을 드러낸다.
일부 여행객은 별을 보기 위해 밤에 이곳을 찾기도 한다. 맑은 날씨 속 별빛과 운무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전망대 인근에는 ‘바람이 좋은 저녁’이라는 이름의 오토캠핑장이 있다. 이곳에 머무르면 아침의 햇살, 오후의 산그늘, 그리고 저녁의 노을까지 하루의 변화를 모두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산이 품은 마을, 조용한 쉼의 끝에서

전망대 아래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관광지로 조성된 공간이 아닌, 오랜 세월 자연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터전이다.
그 덕분에 이곳은 화려함보다 고요함이, 인공의 빛보다 자연의 색이 먼저 다가온다. 방문객들은 이곳을 찾을 때 조금 일찍 올라 노을을 보고,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천천히 하산하는 것을 권한다.
군위 화산산성전망대는 특별한 시설보다 자연이 주인인 곳이다. 구름과 노을, 별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이곳의 전부이자 전부이기에, 그 자체로 완전하다.
머물던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림 같은 풍경이란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곳에서라면 누구나 한 장의 풍경 속 주인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