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숨은 명소, 상소동 산림욕장
돌탑과 단풍이 어우러진 산책길
가족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힐링 여행

가을이 깊어질수록 산의 빛깔은 천천히 짙어진다. 한낮의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바람에는 낙엽의 향이 섞인다.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춰 서면, 그 고요 속에 계절의 결이 느껴진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풍경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이 고요히 품은 쉼의 공간이 있다.
그곳은 단풍과 메타세쿼이아가 번갈아 물드는, 가을에 두 번 찾아야 할 곳이다.
가을마다 두 번, 산이 빚어낸 풍경

대전 동구 산내로를 따라가면 만인산과 식장산 사이, 상소동 산림욕장이 자리한다. 산속 깊숙이 들어선 이곳은 햇살이 가장 따뜻한 점심 무렵에 찾는 것이 좋다.
빽빽한 숲 사이로 비치는 빛줄기가 메타세쿼이아 길을 금빛으로 물들이며, 붉은 단풍잎이 그 아래로 천천히 내려앉는다.
가을이면 이 산림욕장은 단풍의 계절과 메타세쿼이아의 절정을 따로 맞이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한 해에 두 번 이곳을 찾는다.
붉은 단풍이 지나간 자리에 초록과 황금이 어우러지고, 길게 뻗은 나무들이 다시 한 번 계절의 무늬를 새긴다.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이 그려내는 색의 변주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돌탑이 만든 이국적인 풍경

산림욕장의 또 다른 매력은 수많은 돌탑이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크고 작은 돌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은 마치 동남아의 고대 유적을 연상케 한다.
방문객들은 이 돌탑 앞에서 잠시 멈춰 가족의 건강이나 소망을 담은 돌 하나를 얹고 간다. 이런 전통이 이어지며, 어느새 이곳은 ‘대전의 앙코르와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돌탑광장은 포토존으로도 유명하다. 나무와 돌이 어우러진 배경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빛깔을 보여준다.

이른 아침엔 안개가 돌탑 사이를 감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오후에는 햇살이 부딪혀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한 시민은 “썰매장과 산책로 모두 잘 관리되어 있고, 계절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고 전했다.
사계절 내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산책과 휴식

상소동 산림욕장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가 피어나고, 여름철에는 물놀이장도 운영된다.
물놀이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목요일에는 한 시간 일찍 문을 닫는다. 우천 시에는 운영이 제한되지만, 숲속 산책로는 언제나 열려 있다.
등산로는 체력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약 3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내부 산책코스부터, 만인산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코스까지 다양하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산림욕장 입구에서 돌탑광장과 잔디광장을 잇는 1km 남짓의 구간이다. 완만한 경사와 짧은 거리 덕분에 남녀노소 모두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상소동 산림욕장의 매력은 ‘도심 속 여유’에 있다. 대전역에서 불과 10km 남짓 떨어진 거리이지만, 그 안에는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자연의 리듬이 흐른다.
가을 햇살이 숲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 단풍잎이 흩날리는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고요히 정돈된다.
가족과 함께 찾는 힐링의 명소

상소동 산림욕장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처다. 주차가 편리하고, 입장료가 없어 부담이 적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물놀이장과 잔디광장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고, 부모 세대는 숲길 산책과 돌탑 탐방으로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가을의 상소동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잔잔하다. 붉고 노란 단풍이 숲을 물들이고, 길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잠시 걸음을 멈추면 바람결이 이야기하듯 속삭인다. 바쁜 일상 속, 자연의 품에서 다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곳. 올해 가을, 상소동 산림욕장은 그 고요한 쉼의 순간을 선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