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드는 성주산의 가을
맑은 계곡이 전하는 청정의 숨결
단풍축제가 물들이는 자연의 향연

가을의 빛은 서서히 산을 타고 내려와 숲의 결을 바꾼다. 차령산맥 자락의 능선마다 불그스름한 기운이 번지고, 맑은 물소리가 길을 이끈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은 어느새 계절의 변화를 속삭이며, 이곳을 찾는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조용히 귀 기울이면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산새의 울음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깃든 곳, 그곳이 바로 충남 보령의 성주산자연휴양림이다.
차령산맥 품은 청정의 쉼터

성주산자연휴양림은 차령산맥이 빚어낸 천혜의 자연 속에 자리한 산림 휴식처다.
성주면 성주리의 화장골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약 4km 길의 숲길은 굴참나무와 때죽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다른 향기를 낸다.
숲을 가득 메운 활엽수림은 여름엔 짙은 초록으로, 가을엔 붉은 물결로 변하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화장골이라는 이름에는 오래된 전설이 담겨 있다. 성주산 일대에는 모란꽃 모양의 명당 여덟 곳이 숨겨져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곳 화장골에 자리한다고 전해진다.

이름처럼 은은하고 고요한 기운이 깃든 골짜기에는 세월이 남긴 자연의 숨결이 고스란히 머물러 있다.
계곡의 물은 유리처럼 맑다. 물속을 들여다보면 자갈 하나하나가 또렷이 비치고, 손을 담그면 한여름에도 서늘한 청량감이 감돈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곳은 충남을 대표하는 ‘명수 11선’ 중 하나로 선정되며 청정 자연의 상징으로 인정받았다.
구곡계곡이 빚어낸 선경의 풍경

성주산의 또 다른 매력은 구곡계곡에 있다.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길은 마치 선경을 걷는 듯한 착각을 준다.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햇살이 만나면 은빛 무늬가 번지고, 고요한 산책로 곳곳에서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서는 산림욕을 즐기며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성주산자연휴양림은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체류형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숙박시설과 야영장, 물놀이장, 강의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단체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자동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로망이 정비되어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사계절 내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가을의 성주산은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산 전체가 붉고 노란 색채로 물드는 시기에는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마저도 황금빛으로 변해, 걷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단풍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은 오랜 세월 자연이 그려온 완성된 한 폭의 그림 같다.
가을의 절정, 성주산 단풍축제

매년 가을이면 성주산의 단풍은 축제의 무대가 된다. 성주문화복지센터 일원에서 열리는 ‘성주산 단풍축제’는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계절의 잔치다.
축제는 오전 10시 30분 개막식으로 막을 올리며, 풍물 공연과 면민 화합 경기, 노래자랑, 가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아이들을 위한 단풍 그리기 대회, 단풍 기차 체험, 민화 전시 등이 마련되어 세대 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전날에는 석탄산업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도 진행되어,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된다.
성주산 단풍축제의 매력은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계절과 마을이 함께 호흡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가을의 성주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수백 년 숲의 숨결과 맑은 계곡의 선율,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야기. 그 모든 조화가 성주산을 ‘가을의 정점’이라 부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