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숨은 생태 명소”… 코스모스로 물든 성남 ‘탄천습지생태원’의 가을

서울 근교의 숨은 생태 쉼터
가을 코스모스로 물드는 산책길
자연이 되살아난 탄천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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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가을 햇살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시기,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문득 고개를 든다.

복잡한 도심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아 만나는 초록빛 길, 그곳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코스모스가 맞이한다.

새들의 울음이 들리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발끝 아래로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가 따라온다. 낯설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이 풍경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도시 속 자연’의 본모습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렇게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은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품은 채, 도심 가까이에서 다시 살아난 생명의 터전이 되어 있다.

도심 한가운데 피어난 생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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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일대에 자리한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은 2009년, 급속한 도시화로 훼손된 하천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조성된 생태공간이다.

하천이 단순한 물길을 넘어,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축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한 복원 사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약 2만7천㎡ 규모의 부지에 다섯 개의 생물서식처를 품고 있다. 수련, 연꽃, 가시연꽃 등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그 사이로 금개구리, 버들붕어, 잠자리, 나비, 메뚜기 등이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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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특히 물가에 조성된 징검여울과 에코로드, 관찰데크는 생태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방문객은 인공 구조물이 아닌 ‘자연의 리듬’을 따라 걷게 되며, 한 걸음 한 걸음이 생태의 회복을 체감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봄에는 유채꽃이 황금빛 들판을 이루고, 여름에는 연꽃이 연못 위를 수놓는다. 가을에는 분홍빛 코스모스가 길가를 가득 채우며, 겨울에는 억새가 은빛 물결을 만든다.

사계절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 풍경 덕분에 “도심 가까이 이런 자연을 만날 수 있다니 행복하다”는 여행객의 말처럼, 많은 이들이 잠시의 여유를 찾아 이곳을 찾는다.

코스모스로 물든 산책길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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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의 가을은 단연 코스모스다. 유난히 넓은 들판을 가득 메운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파도처럼 일렁인다.

코스모스 사이를 걷다 보면 하늘과 꽃, 그리고 강이 한데 이어져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이곳의 큰 매력이다.

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과 자전거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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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실제로 한 방문객은 “아이와 함께 걸었는데 아이도 좋아했고,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져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었다”고 전했다.

도시에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바람과 꽃, 물소리가 어우러진 자연 속을 걸을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탄천습지의 산책로는 길지 않지만 여유롭다. 잠시 걸음을 멈추면 잠자리와 나비가 눈앞을 스치고, 금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생태관찰 데크에서는 물속을 들여다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살아 있는 자연 학습장이 된다.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달라 다시 찾는 즐거움도 있다.

서울 근교에서 만나는 생태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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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탄천습지생태원, 저작권자명 유니에스아이엔씨)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은 성남시가 관리하는 공공 생태공간으로,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다. 입장료가 무료이며,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점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거리 덕분에 반나절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사진 동호인들이 모여들고, 평일 낮에는 조용히 걷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오염된 하천이 다시 살아나고, 사라졌던 생명들이 돌아온 공간이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낸 생태 복원의 결과물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 조용한 기적은, 오늘도 코스모스의 바람결 속에서 천천히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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