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도시의 쉼터
포항의 가을을 걷다
환호공원 산책의 시간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언덕 위, 파도 소리가 들릴 듯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도시의 분주함에서 한 발짝 떨어지면, 어느새 눈앞에 드러나는 것은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다.
걷는 속도에 따라 하늘빛이 달라지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리듬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렇게 걸음을 따라 이어지는 길 끝에는, 누구에게나 잠시 머물고 싶은 평온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바다와 숲, 예술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포항의 대표 공원이자,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으로 시민과 여행객을 맞이하는 환호공원이다.
바다와 숲이 함께 만든 도심 속 쉼터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동에 자리한 환호공원은 영일대해수욕장 끝자락, 바다를 품은 해안마을 뒷동산에 조성된 도심 속 최대 규모의 공원이다.
바다와 맞닿은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푸른 수평선과 포항 제철소의 전경이 시야에 펼쳐진다.
자연의 곡선을 그대로 살린 지형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만들어진 이 공원은, 숲과 바다,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넓은 부지 안에는 포항시립미술관과 야외공연장, 어린이도서관, 전통놀이공원, 바닥분수, 그리고 간이동물원 등 다양한 문화·여가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이,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휴식의 장소가 되어준다.
특히 이곳의 상징인 ‘스페이스워크’는 공원을 대표하는 조형물이자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철제 구조물이 하늘로 이어지는 듯한 독특한 형태로 설계되어, 마치 공중을 걷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약 333미터 길이에 700여 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이 시설은, 날씨나 바람의 세기에 따라 이용 시간이 조정된다.
정상에 오르면 영일만 바다와 포항 도심, 그리고 거대한 제철소의 실루엣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벽, 영일만의 일출이 비추는 순간
이른 새벽 환호공원을 찾는다면, 영일만 위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다 수면이 서서히 붉게 물들며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주변의 모든 풍경이 금빛으로 변한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일출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맑아진다”고 말한다. 공원 곳곳에 자리한 전망 포인트에서는 각기 다른 각도의 일출을 볼 수 있어, 걷는 속도에 따라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환호공원은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별도의 개방 시간이 없어 하루 중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포항 도심에서도 가까워 자동차로 10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고, 공원 내에는 주차 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가을의 환호공원은 특히 걷기 좋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선선하다. 바다의 짠 향기와 숲의 초록 냄새가 함께 어우러지는 길 위에서, 그저 천천히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하루의 시작을 일출로 열거나, 해질녘 붉은 하늘을 바라보며 마무리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도시의 한가운데서 바다와 하늘, 예술과 자연이 함께하는 공간. 환호공원은 그 이름처럼, 방문객의 마음에 ‘환한 미소’를 남기는 포항의 대표 산책 명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