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속 천년의 사랑
고구려의 숨결이 깃든 축제
단양에서 펼쳐지는 전설의 무대

붉게 물든 단풍 사이로 북소리가 울린다. 고요하던 강변에 이내 웅성임이 번지고, 화려한 복색의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고구려의 기개와 낭만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다. 천년을 넘어 전해 내려온 사랑 이야기가 단양의 가을 하늘 아래에서 되살아난다.
이 짧은 계절, 단양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무대로 변신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온달과 평강이 있다.
고구려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문, 온달문화축제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충북 단양군 영춘면 온달관광지와 단양읍 수변특설무대 일원에서 ‘제27회 단양온달문화축제’가 열린다.
온달문화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단양문화원이 주관하는 이 축제는 단양을 대표하는 가을 행사로, 올해 슬로건은 ‘온달, 고구려를 품다!’다.
이 축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고구려 문화를 테마로 한 지역축제로,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중심으로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축제의 문을 여는 첫 장면은 ‘승전 퍼레이드’다. 고구려 군사들의 용맹함을 재현한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붉은 깃발이 바람에 휘날린다.
올해는 온달관광지를 넘어 단양읍 시내까지 ‘온달평강승전행렬’이 이어져, 도시 전체가 마치 고구려 왕국으로 변한 듯한 장관이 펼쳐진다.
밤에는 시내 곳곳에 삼족오 조명등이 설치되어 고대 왕국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환한 불빛 아래에서 걷다 보면 천년 전 시간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참여로 완성되는 축제, 체험과 공연의 향연

이번 축제의 매력은 ‘참여형’이라는 점이다. 방문객이 직접 고구려 복식 2,000벌 중 하나를 입고 온달관광지를 거닐며 고대의 인물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왕관 만들기, 대장간 체험, 부채·풍등 만들기, 달고나와 다도 체험 등 24종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일부는 유료(1,000원~2만 원)로 운영된다.
또한 단양의 특산물 부스와 관광홍보관도 함께 열려 지역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공연 라인업도 화려하다. 첫날인 24일에는 태진아, 박미경, 오예중이 개막무대를 장식하며, 25일에는 바다, 현진영, 장민호가 축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영동난계국악단의 연주와 함께 ‘온달장군 진혼제’, 전통 상여·회다지놀이, 연극 ‘숙희책방’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군 관계자는 “고구려의 기상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단양 대표축제”라며 “가족이나 연인들이 역사와 함께하는 특별한 가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단풍, 역사, 음악이 어우러진 가을 여행

축제의 열기는 무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온달산성 역사문화 투어’에서는 고구려 산성의 흔적을 따라가며 단풍이 절정에 이른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보발재 정상에서는 단양의 굽이진 산세와 붉은 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버스킹 공연과 함께 ‘단풍보고 온달출발’ 이벤트가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온달드라마세트장도 무료 개방되어, 드라마 속 장면을 직접 걸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고구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서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단양의 가을이 더욱 깊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10월의 단양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천년의 전설이 되살아나는 역사 무대이자,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다.
이 가을, 단양에서 온달과 평강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오래된 사랑과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