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못지않은 풍경”… 강원 인제 ‘용대자연휴양림’ 가을 단풍 절정

고요히 물드는 가을의 숲길
붉은 단풍에 잠긴 산의 숨결
한적한 쉼을 품은 인제의 품
인제
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가을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머무는 곳이 있다. 소란한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면, 그곳엔 나뭇잎이 바람에 실려 속삭이는 산길이 펼쳐진다.

계곡물 소리가 바람결에 실리고, 그 위로 햇살이 부서지는 풍경은 오래된 기억처럼 따뜻하다. 낯선 이의 발자국조차 드문 길 위에서, 자연은 오롯이 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 계절, 조용한 가을의 안식처를 찾는 이에게 국립용대자연휴양림은 가장 적절한 답이 된다.

산자락에 깃든 고요한 휴식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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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해발 600미터의 깊은 계곡에 자리한 국립용대자연휴양림은 태백산맥의 품에 안긴 채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곳은 진부령 정상 부근에 위치해 설악산국립공원과 동해를 잇는 길목에 자리한다. 여름에는 손끝이 시릴 만큼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고,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숲길을 가득 채운다.

휴양림은 인공 낙엽수림과 천연림이 고루 섞여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참나무와 박달나무, 피나무, 소나무가 어깨를 맞대고 서 있어 산길마다 다른 향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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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숲속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걷기 좋으며,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스칠 때마다 계절의 온기가 느껴진다.

이곳의 지형은 연꽃이 수면에 떠 있는 듯한 ‘연화 분 수형’이다. 그래서일까, 휴양림 중심부를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사방으로 퍼지며 고요한 정취를 더한다.

열목어를 비롯한 야생동물도 서식하고 있어, 자연 생태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단풍으로 물드는 산책길, 계곡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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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가을이면 이 휴양림은 ‘붉은 정원’으로 변한다. 매봉산과 칠절봉에서 흘러내린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붉고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들이 발아래를 수놓는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나무계단을 오르면 숲이 내뿜는 향이 코끝을 간질이고, 멀리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온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과 저녁 노을이 비추는 단풍잎이 서로 다른 빛을 내며 여행자에게 색다른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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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숲속에서 잠시 발을 멈추면, 이 계절이 왜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지 자연이 스스로 답을 준다.

휴양림 내에는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오토캠프장, 몽골텐트촌, 야영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객실의 창문 너머로는 계곡과 숲이 한눈에 들어오며, 저녁이면 산 그림자가 내려앉아 고요함이 더 짙어진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천 원 내외로 부담이 적다.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출입구와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다.

축제와 함께하는 체류형 가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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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백담사)

용대자연휴양림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이다. 백담사와 십이선녀탕, 장수대, 대승폭포 등 설악산권의 명소들이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면 동해의 푸른 해안선까지도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다.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안개 너머로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인제군은 사계절마다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고장이다. 1월의 빙어축제부터 7월의 레포츠 축제, 10월의 합강문화제까지, 각 계절의 특색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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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인제 국립 용대자연휴양림,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김남돈)

가을에 방문한다면 단풍산책과 함께 향토 축제의 풍경을 더해보는 것도 좋다.

휴양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숙박 이용 시 오후 3시 이후 입실이 가능하다. 비수기 평일에는 비교적 여유롭게 예약할 수 있어 한적한 가을여행지로 손꼽힌다.

산과 계곡, 단풍과 축제가 어우러진 이곳. 국립용대자연휴양림은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이 고요해지는 여행의 본질을 보여주는 곳이다.

계절이 가기 전, 이 숲의 고요함 속에서 가을의 마지막 색을 만끽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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