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물든 ‘횡성호수길’”… 시니어도 편히 걷는 힐링 산책 코스

가을 바람 따라 걷는 호수길
잔잔한 물결 위로 비친 풍경
시니어도 편히 즐기는 회귀길
횡성호수길
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횡성호수길 가을 풍경)

바람이 잔잔히 스치는 호숫가에선 계절의 속도가 느려진다. 붉게 물든 나뭇잎이 물 위에 흩어지면, 발걸음 또한 한결 부드러워진다.

걷는다는 행위가 쉼이 되는 순간, 길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여정이 된다. 호수 위에 번지는 가을빛을 따라 걷다 보면, 이곳이 왜 ‘그림 같은 길’이라 불리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렇게 조용히 한 바퀴 돌아보는 동안, 마음 한켠의 바람도 잠시 멈춘다.

호수와 숲이 맞닿은 풍경의 길

횡성호수길
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횡성호수길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횡성군청 문화관광과 남경식님)

횡성호수길은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갑천면에 자리한 대표적인 호수 산책 코스다.

2000년 횡성댐이 완공되며 생긴 인공호수 ‘횡성호’를 중심으로 조성된 총 31.5km 길이의 걷기길로, 여섯 개의 테마 코스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5구간 ‘가족길’은 호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는 회귀형 코스로 인기가 높다.

횡성호수길
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횡성호수길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PNR 강은선 과장)

출발점인 망향의 동산에서 시작해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며, 호숫가를 따라 이어지는 길 위로 세 곳의 전망대가 자리한다. 곳곳에는 조형물과 쉼터가 있어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남기기 좋다.

A코스는 호수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구간이다. 잔잔한 물결에 비친 산세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지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고요한 배경음악처럼 어우러진다.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매 순간 달라진다. 햇살이 비칠 땐 은빛이, 구름이 드리울 땐 묵직한 회색이 물 위에 번진다. 계절마다 다른 색을 입는 이 길은, 언제 찾아도 새로운 인상을 남긴다.

평지 위의 산책길, 누구나 편히 걷는 길

횡성호수길
출처: 횡성군 (강원 횡성호수길)

횡성호수길 5구간이 ‘가족길’로 불리는 이유는 완만한 지형 덕분이다.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으며, 오르내림이 적어 체력 부담이 크지 않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산책하듯 걸어도 힘들지 않았다”거나 “나무 그늘이 많아 쾌적했다”고 말한다. 중간중간 설치된 데크길은 발의 피로를 줄여주고, 쉼터마다 놓인 원두막과 의자는 잠시 숨을 고르기에 좋다.

B코스는 조금 더 자연스러운 오솔길로 이어진다. 길 양옆으로 원시림이 펼쳐지고, 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호수 위로 잔잔히 스며든다.

횡성호수길
출처: 횡성군 (강원 횡성호수길)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횡성호 쉼터 전망대’다. 탁 트인 풍경 속에서 호수의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은사시나무 군락지는 바람에 따라 잎을 흔들며 반짝인다.

걷기 시간은 코스에 따라 다르다. A코스는 약 1시간 남짓, B코스는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며 걸으면 더 오래 머물게 된다.

입장은 오전 9시부터 가능하며, 오후 5시까지는 매표를 마쳐야 한다. 일반 요금은 2,000원이며, 횡성군민이나 경로우대, 국가유공자 등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입장 시 받은 관광상품권은 인근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호수 위로 번지는 가을의 빛

횡성호수길
출처: 횡성군 (강원 횡성호수길)

가을의 횡성호수길은 걷는 이에게 특별한 감흥을 준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호수 위로 붉은 빛이 물결치고, 산책길을 따라 낙엽이 부드럽게 흩날린다.

바람이 불면 은사시나무 잎이 서로 부딪히며 낭랑한 소리를 내고, 그 사이로 햇빛이 부서져 반짝인다. 풍경은 고요하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다.

호수길 갤러리와 쉼터, 전망대 같은 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어 잠시 머물며 여유를 즐기기 좋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천천히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시니어에게도 적합한 코스다.

가을의 횡성호수길을 걷다 보면, 걷는다는 행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명상처럼 느껴진다. 호수에 비친 풍경이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발끝에서 전해지는 흙의 감촉이 묘한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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