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여긴 꼭 가보셔야 합니다”… 대릉원 단풍 절정, 지금이 아니면 못 보는 풍경

황금빛 가을, 신라의 시간을 걷다
천년 고도에 물든 단풍의 노래
무료로 즐기는 역사 속 산책길
경주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가을의 공기는 유난히 부드럽다. 바람 한 줄기에도 낙엽이 흩날리고, 햇살은 금빛으로 땅을 어루만진다.

그런 계절의 한가운데, 천년의 역사를 품은 언덕들이 고요히 숨 쉬는 곳이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그 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시간의 결이 눈앞에 드러난다.

붉고 노란 단풍 사이로 고분의 곡선이 물결처럼 이어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다. 지금, 신라의 고도 경주 대릉원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신라 천년의 숨결, 언덕 위에 깃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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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일대에 자리한 대릉원은 신라의 왕과 귀족이 잠든 거대한 고분군이다.

본래 노동리, 노서리, 황남리, 황오리, 인왕리 등 다섯 지역의 고분군으로 나뉘어 있었으나, 2011년 그 역사적 연계성을 인정받아 ‘경주 대릉원 일원’으로 통합 지정되었다.

이곳에는 미추왕릉, 황남대총, 천마총 등 23기의 고분이 모여 있다. 둥글게 흙을 쌓아 올린 고분들은 각각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왕조의 시작과 번영, 그리고 신라의 미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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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그중 황남대총은 남북으로 나란히 자리한 부부 무덤으로, 규모 면에서 신라 고분 가운데 손꼽힌다.

금관이 출토된 금관총, 천마도가 발견된 천마총 등은 신라 예술과 장인의 솜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천마총 내부는 관람객에게 개방되어 있어, 유물과 함께 당시의 무덤 구조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단풍으로 물든 시간, 고요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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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대릉원은 봄이면 벚꽃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다. 지금 이 계절엔 고분의 푸른 능선 사이로 은행잎이 흩날리고,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길가를 수놓는다.

햇살이 낮게 드리울 무렵이면, 금빛 잎사귀가 봉분의 경사면을 따라 흐르는 듯 빛나며 신비로운 장관을 만든다.

고분을 잇는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부담이 없으며,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잠시 앉아 가을빛을 만끽하기 좋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천년 전 신라의 기운이 지금 이곳에 머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무료로 즐기는 역사 산책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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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대릉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되며, 입장은 무료다. 단, 내부의 천마총만 별도의 요금을 받고 운영된다.

성인은 3,000원, 청소년은 2,000원, 어린이는 1,000원으로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가 가능하고, 출입구에는 턱이 없어 이동이 편리하다. 노년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단, 반려동물과의 동반 입장은 제한된다.

대릉원은 ‘사적 경주 대릉원 일원’으로 지정된 역사 유적지다. 하지만 단순히 유적을 보는 공간을 넘어, 누구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원의 역할도 한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고분의 곡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음영은 가을의 고요한 리듬과 어우러져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천년의 고도에서, 오늘의 시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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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북 경주 대릉원 가을 풍경)

경주 대릉원은 신라 왕국의 찬란한 역사와 계절의 빛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화려함보다는 단정함으로, 웅장함보다는 고요함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무료로 개방된 공원 곳곳을 거닐다 보면,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시간의 정원’임을 깨닫게 된다.

올가을, 경주의 대릉원에서 천년의 시간을 따라 걷는 산책을 즐겨보자. 붉은 단풍잎이 흩날리는 길 끝에서, 오래된 신라의 숨결이 바람처럼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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