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가을이 피어나는 순간
꽃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향연
무료로 즐기는 섬의 계절 축제

산들바람이 들꽃의 향을 실어 나르는 계절, 거제의 가을은 유난히 느긋하게 피어난다. 들판마다 물든 노란빛과 분홍빛 사이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모여든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한 생명력을 품은 꽃들이 고개를 들고, 그 사이로 이른 겨울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을 한데 모은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섬의 중심에서 문을 연다.
거제의 가을을 수놓는 ‘섬꽃축제’

2006년 ‘거제가을꽃한마당’으로 시작된 거제섬꽃축제는 올해로 19회를 맞는다.
경남 거제시 농업개발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거제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꽃과 문화, 그리고 농업이 어우러진 복합형 축제다.
행사장은 난지농업 시험장을 중심으로 꾸며져, 남해의 온화한 기후 속에서 자란 가을꽃들이 만개한 풍경을 선보인다.
축제의 주제는 ‘꿈, 사랑, 환희의 축제’다. 이름처럼 각 공간은 주제에 따라 다른 매력을 뽐낸다.

국화분재 전시관에는 수십 년 세월이 깃든 작품들이 가지런히 놓이고, 농심테마파크와 허브랜드에서는 향긋한 식물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첨단농업 전시존에서는 미래 농업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어, 꽃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배우는 재미도 더한다.
특히 올해는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9일간 열리며, 입장은 무료다. 누구나 부담 없이 가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가족 단위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꽃길 따라 걷는 거제의 시간

행사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천 송이의 국화로 만든 조형물이다.
거제시의 상징을 형상화한 이 작품들은 지역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든 것으로, 해마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한다.
꽃밭 사이에는 가을빛을 닮은 포토존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멈추게 한다.
올해 행사에서도 꽃 전시 외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공연과 각종 경연대회, 그리고 지역 농산물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운영된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존부터 어른들이 머물러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까지, 세대 구분 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구성이 특징이다.
거제의 농업을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간도 빼놓을 수 없다. 난지농업 시험장에서는 거제 특유의 온난한 기후를 활용한 재배 기술이 소개되며, 지역 농가가 직접 재배한 특산물 판매 부스도 마련된다.
관광객들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제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엿볼 수 있다.
거제에서 만나는 ‘가을의 완성’

거제섬꽃축제는 단순한 계절행사가 아니라, 거제가 가진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시간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국화의 향이 은은히 퍼지고, 꽃잎이 흔들릴 때마다 섬의 계절이 한층 더 깊어진다. 도심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거제면 거제남서로 3577의 농업개발원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입장료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섬의 계절이 피어나는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 가을의 축제는, 한 송이 꽃이 피는 시간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잠시 숨을 고르고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쉼표가 되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