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단풍 명소 찾는다면”…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가을 감성 끝판왕

가야산의 숨결을 따라 걷는 길
단풍과 물소리가 어우러진 산책로
누구나 편히 즐기는 가을길
합천
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고, 계곡 너머로 단풍이 천천히 물들기 시작한다. 길은 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걸음마다 계절의 기운이 배어든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머리 위를 스치고, 나뭇잎 사이로 빛이 흘러내릴 때면 시간마저 느려진 듯하다.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이 길, 발길이 닿는 곳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가야산의 품속, 그곳에 ‘소리길’이 있다.

가야산 품에 안긴 청량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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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가야산 소리길은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 영산교까지 이어지는 약 6km의 산책길이다.

홍류동 옛길을 복원해 만든 이 길은 가야산 자락의 낮은 지대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소리길’이라 불리는 이유는 걷는 내내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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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계곡의 졸졸 흐르는 물소리, 소나무숲을 스치는 바람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길의 초입에서는 굽이치는 홍류동 계곡이 동행하듯 따라붙는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요한 숲길로 이어지고, 곳곳에서 오래된 소나무가 푸른 기운을 더한다.

산책로는 데크와 황토길로 구성되어 있어 발걸음이 한결 편안하며, 길 곳곳에 설치된 쉼터에서는 잠시 앉아 물소리를 배경 삼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역사와 풍경이 어우러진 명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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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소리길에는 단순한 풍경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길 중간쯤 만나는 농산정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는 장소로, 자연과 학문이 하나였던 그 시대의 숨결을 전한다.

정자에 앉아 계곡을 바라보면 세월의 흐름이 고요히 느껴지고, 절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칠성대와 낙화담은 이 길의 백미로 꼽힌다. 칠성대는 바위 위로 펼쳐진 하늘과 계곡의 반영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낙화담은 이름처럼 물 위로 떨어지는 단풍잎이 인상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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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특히 길상암에서 영산교로 이어지는 구간은 소리길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가을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붉은빛과 금빛이 뒤섞여 장관을 이룬다.

이 구간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와 점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편의성 또한 높다.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성된 길이다. 인공의 손길이 과하지 않아 가야산의 본래 생태와 풍경이 그대로 살아 있다.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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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저작권자명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가야산 소리길은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가장 빼어나다. 바람이 불면 낙엽이 계곡을 따라 흘러가고, 그 위로 햇살이 반짝이며 빛의 향연을 펼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장과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하루 나들이로도 제격이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가야산의 소리길은 그야말로 ‘가을이 머무는 길’이 된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이 길에서, 여행자는 어느새 계곡의 숨결과 하나가 된다.

가야산의 품 안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와 바람소리는 오랜 여운을 남기며, 그 자체로 가을의 완성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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