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놀란 붉은 절경”…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왜 호남의 금강이라 불릴까

붉은 산길에 물든 호남의 금강
지금 절정의 단풍, 강천산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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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가을의 기운이 깊어질수록 산은 색을 더한다. 초록이 서서히 물러나고, 산등성이마다 붉은 빛과 황금빛이 번진다.

물소리 고요한 계곡 위로 낙엽이 흩날리고, 그 사이로 맑은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그 풍경의 한가운데, 유난히도 빛나는 산이 있다.

전북 순창의 강천산이다. 지금 이 시기, 이곳의 단풍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 강천산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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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강천산은 1981년 1월 7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일대에 자리한 이 산은 왕자봉(해발 583.7m)과 광덕산 선녀봉(해발 578m), 그리고 산성산 연대봉(해발 603m)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형세를 이룬다.

산 전체가 단단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며, 골짜기마다 암반 사이로 맑은 물이 솟아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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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예로부터 ‘용천산’이라 불리던 이곳은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르는 형상을 닮았다 하여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산의 남록과 북록 사이로는 깊은 협곡이 이어지고, 곳곳에 연대계곡과 선녀계곡, 금강계곡 등 이름난 물길이 숨어 있다.

물은 바위와 돌을 치며 흘러내려 강천호로 모이고, 그 물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봄이면 버들강아지가 돋고, 여름에는 이끼조차 끼지 않는 차고 맑은 물이 더위를 식힌다.

호남의 금강,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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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지금 강천산은 붉은 빛으로 산 전체가 물들었다. 왕자봉에서 내려다보면 산록 곳곳이 불타는 듯한 색으로 물결친다.

단풍나무, 굴참나무, 감태나무가 겹겹이 물들며 일곱 빛깔의 숲을 만든다. 그 속에 어린 단풍잎이 바람결에 흔들리고, 바위 틈을 타 흐르는 강천수의 반짝임이 더해져 가을의 정취를 극대화한다.

길은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 여행객도 편히 오를 수 있다. 완만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연대계곡을 지나고, 절벽 사이로 붉은 숲이 끝없이 펼쳐진다.

가을 하늘 아래 선명한 붉은 숲길을 걷는 기분은 한 폭의 수묵화 속을 거니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매해 이맘때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계절이 머무는 산, 강천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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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강천산의 진가는 가을에만 머물지 않는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산비탈을 덮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 속에서 시원한 계곡물이 발길을 잡는다.

겨울이 오면 설경이 산 전체를 감싸며 고요한 정취를 자아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단풍이 절정을 맞이한 강천산은 그 어느 계절보다 화려하고, 가장 많은 이들의 마음을 불러 모은다.

순창읍에서 정읍 방향으로 약 8km를 달리면 강천산 입구에 닿는다. 진입로 왼편으로는 잔잔한 강천호가 펼쳐지고, 푸른 하늘이 호수 위에 비단처럼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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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이 고요한 물가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산길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린다.

강천산은 비록 해발 600m 안팎의 산이지만, 그 안에 담긴 자연의 깊이는 웅장하다. 곳곳에 자리한 기암괴석과 빽빽한 천연림은 마치 태고의 시간을 간직한 듯하다.

산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는 가족, 친구, 연인 모두에게 적합하며, 어느 코스를 택하든 계곡과 단풍의 어우러짐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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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순창 강천산 군립공원 가을 단풍 풍경)

올가을, 전국의 산이 물들고 있지만 강천산의 단풍은 단연 돋보인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릴 만큼 수려한 산세와, 물길 따라 피어오르는 붉은 숲의 대비가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붉은 단풍이 바위를 덮고, 그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맑은 계곡물 위에 부서지듯 반짝인다. 물결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붉은빛과 금빛이 교차하며, 산 전체가 빛으로 물드는 듯한 장관을 이룬다.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서, 강천산은 오랜 세월 순창의 자부심이 되어왔다. 지금 이 시기, 그 자부심은 더욱 눈부시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강천산을 찾는다면, 자연이 그려낸 가장 완벽한 붉은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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